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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투덜투덜 개발

오랜만에 글 쓰니 뭔가 어색하다. 쓰다보면 풀리겠지~ 조금씩이라도 자주 쓰겠다고 했지만 또 이렇게 됐으니 하늘 보기도 내 블로그 보기도 창피하다. 역시 일이란 핑계로 때우자. 예를 들어 저번주는 밤새는 일도 늘어나 생활 리듬이 틀어져 단 몇분도 할애하지 못해버렸다.

내가 정말 고쳐야 할 성격이 있다면, 욕먹으면서 고생한다는 점이다. 군생활부터 내딴에 힘든일 하게 되면 드러내놓고 투덜투덜 거리면서 일했다. 윗사람 보기엔 너무도 좋지 않다. 나는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결국 일은 끝내긴 하지만 윗사람에게 고생한 만큼의 인정을 받긴 힘들다. 오히려 더 안좋게 보게 된다.

제 작년 말 어느 프로젝트에서 내 딴에 무지 고생했다. 그때 블로그에 많이 투덜거렸다. 결과 전형적으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었다. 그럼에도 오늘도 투덜거리고 싶다. 다만 그때랑 틀리다면 투덜거리는 대상이 ‘개발자’ 직업 군이란 추상적인 대상이기 때문에 투덜거릴만 하다고 생각되기에 적어본다.

내가 경험해본결과 아무리 좋은 사람이고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개발자는 내 개인 생활 버려가며 야근하거나 밤새는 일이 꽤 자주 발생된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부조리한 갑을 구조등의 잔가지 이유 말고 큰 뿌리 이유는 오직 하나다. ‘시간에 일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에 시간을 맞추기 때문’ 이다.

시간에 일을 맞추는 경우를 찾아보자. 수영강사, 교사, 마트 직원 등은 보통 정해진 노동 시간 동안 자신의 일을 맞추기 때문에 그 시간만 지나면 더 이상 일(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일에 시간을 맞추는 경우를 찾아보자, 대표적으로 우리 개발자 같은 경우 ‘이번 주까지 이 기능을 개발 완료하기로 고객하고 약속했으니 꼭 이번주 까지 끝내라~’ 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면 그 시간에 일을 맞춰야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주어진 시간에 맞추다보면 밤새게 되고..이렇게 반복된다. ‘유한한 시간량에 무한한 일량’ 을 일치시키다 보니 결론은 야근 및 밤새기가 된다.

그렇다고 야근, 특히 밤샌다고 유한한 시간량을 늘일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최근 거듭 밤샘하면서 깨달았다. 밤샘하고 다음날 저녁.. 할일이 더 있는데 잠깐 눈 감았다가 바로 자버리는 이런 상황..에서 유한한 시간량이 참 야속하다고 원망한다.

그럼 ‘유한한 시간량에 무한한 일량’을 맞추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1. 일량을 정확하게 측정한다..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이 항목이 참 이슈가 되어 많은 노력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소프트웨어의 일량은 측정하기 어렵다. 마치 변화무쌍 움직이는 뜬구름과 같다. 뜬구름을 잡아서 통에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통이란 정해진 측정량에 맞추어 담기 힘든 것 같다.

2. 일량을 정확하게 측정했으면,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자원(시간, 인력)을 확보한다.
일단 1.번이 확실히 측정 되었다고 해도 2.번에서 바로 좌절한다. 1.번도 제대로 측정 하기 어려운데다가 2.번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해결책은 개발자 몸으로 때우기..가 이어진다.

다만 캐나다 개발자 친구 마크도 그렇고 외국은 개발자의 고생이 적나 싶었더니, 선진국들은 그래도 1.2. 항목을 만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오늘 정리하면서 새삼 느꼈다.  우리나라도 1. 2. 항목이 충족되는 날이 올것인가.. 오늘은 ‘유한한 시간량에 무한한 일량’을 맞춰야 되는 숙명을 타고난 개발자란 직업군 자체에 대해 투덜거렸다.


덧) 작년 나를 열광시켰던 미네르바에 대한 큰 이슈도 생겨 요즘 포스팅 거리도 많았는데, 포스팅을 못하게 되는 이유는 컴퓨터 근처만 가도..모니터의 전자파를 느끼고 CPU 펜소리만 들어도 지긋지긋 해졌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했는데 자기전에 또 컴퓨터로 블로그 하자니 피로한 눈과 머리가 도무지 허용을 안한다.

요즘은 가능한 컴퓨터를 멀리하고 싶고 사실 CPU팬소리만 들어도 멀리하게 된다. 이것이 객관적으로 참 바람직한 변화 같지만 다만 블로그가 걸린다. 
아날로그식으로 연필로 쓰고 한번에 타자치는 식으로 바꿔볼까. 이것도 좋은 생각 같다. 좌우지간 항상 말로만 변명으로만 때워서 실망 시키지 말아야..곧 블로그 부활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