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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블로그와 혁신

마음에 이끌려 저절로 주제 선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건조한 겨울은 습기까지 매마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 선정까지 매마르게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쓸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마침 마음에 이끌려 저절로 주제가 떠올랐다.

블로그와 혁신, 블로그와 혁신이라는 두 단어는 쓰기가 진부하다. 두 단어는 내 블로그에도 쓰였고, 다른 블로그에서도 많이 쓰였다. 이렇게 많이 쓰이는 단어를 또 쓰기는 진부하다. 그러나 나는 블로그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나를 가다듬고 싶다.

블로그는 비효율적이다. 바로 최근 글쓰기에 개발자 기술 공부도 비효율적이라고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는 비효율적이다.

블로그에 쓴 글의 수명은 짧다. 블로그에 정성을 다해 글을 썼다 해도 글의 수명은 짧다. 한번 쓴 글은 기록 저장 용도라면 몰라도, 블로그 생명 유지를 위한 재활용은 불가능하다. 몇십여개의 글을 미리 멋들여지게 써놓고 두고 두고 우려먹고 싶지만 한번 쓴 글을 재활용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트래픽과 구독자를 유치할려면 끊임없이 글을 써내야 한다. 글을 써내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면 때로는 블로그가 쇠퇴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 쓴 글은 예전보다 좋아야 한다. 아무리 예전글을 잘 썼다 해도 지금 글이 예전 글만 못하면 블로그는 쇠퇴 한다.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10명, 30명, 100명을 넘어서 늘어나고 있다.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구독자 수만큼 내 글의 질도 증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즐거움과 함께 책임감에 따른 부담도 안겨준다.

만약 구독자 증가 속도만큼 내 글도 발전시키지 못하면 블로그는 쇠퇴할 것이다. 나를 위한 일기장 블로그와 10명의 정기 구독자가 볼때의 블로그와 100명 이상의 정기 구독자가 볼때의 블로그는 틀리다. 나는 블로그가 커가는 속도만큼 글의 질이 따라가지 못할수도, 때로는 못하는 것 같기도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래서 블로그는 비효율적이다.

내가 아는 혁신이라는 단어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하여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도약하는 것’ 이라고 알고 있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기업에서 많이 쓰이고 개인에게도 많이 쓰인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정체되지 않고 물흐르듯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만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유독 혁신을 강조하는 책에서 많이 읽고는 했다.

그래서 블로그는 혁신이란 단어와 어울린다. 블로그는 잘 쓴 몇십개의 글을 가지고 우려먹을 수 없다. 물 흐르듯 일정 간격으로 끊임없이 글을 발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글은 예전글보다 좋아야 한다. 이 두가지 요소를 지키지 못하면 내가 블로그로 이루고 싶은 꿈들은 고인물 안에서 썩게 될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는 비효율적이기도 하지만 혁신을 저절로 유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내가 블로깅에 성과가 있었던 것은 블로그의 요소가 저절로 혁신을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요소는 내가 부족한 것 천지다. 세상은 넓고, 좋기도 하지만 분명히 전쟁터다. 전쟁터에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 즉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는 하루다.

혁신을 유도하는 블로그를 통해 모처럼 나를 가다듬는다.

덧1 : 사실은 오늘 돌잔치의 행복한 가족의 모습에 부러워 하며 집에 왔더니, 엄니는 몸이 편찮으시고, 재테크는 어긋나고.. 등 하여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이런 글로 저를 다스려 보았습니다. 곧 있을 설날에는 모두 좋은일 가득했으면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