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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리뷰

일주일 만에 흙집짓기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기)

+ 글이 써지는대로 감상하기
책을 읽고 돌아보니, 오늘날 우리에게 집은 물질적인 의미로 가득하다. 강남에 사는지 강북에 사는지, 집은 몇 평인지, 어떤 건설사가 지었는지, 내부는 고급스러운지,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 집값이 얼마라서 나중에 얼마에 팔 수 있을까, 등의 물질적인 의미로 가득하고 우리는 그 물질적인 의미를 쫓아가기에 바쁘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흙집은 인간적인 의미로 가득하다. 집은 인간을 위해 탄생하였기 때문에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각종 기술들의 집합체다. 요즘 물질적인 집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편의를 위한 기술들로 가득차 있는것 같은데, 흙집은 인간의 정신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건강과, 자연친화적인 기술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시작은 지은이가 평범한 도시 생활을 하다가 어떻게 흙집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삶에 대한 철학적인 관점에서 쓰기 시작한다. 지은이는 자기가 인간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춰야될 지식인 식(먹는것), 주(집), 의(의술)를 모르고 바쁘게만 살아야 되는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관련 지식을 공부하다가 흙집 짓기를 알게되고 실천하였다고 한다.

자연의 에너지를 받을 수 없고, 자원의 낭비가 심하고, 그것들이 버려졌을때 자연의 훼손이 심한 콘크리트 같은 꽉 막힌 공간안에 사는 우리들이 안쓰럽다고 설명하면서, 흙집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궁극의 목적에 충실한 훌륭한 집이라고 설명한다.

그 설명들을 읽고보니 내가 사는 집은 그야말로 콘크리트로 꽉 막혀서 답답하게 생활해야만 하는 것 같고, 내가 만약 흙집에 살 수 있다면 자연의 에너지를 가득받아 건강한 삶을 누릴수 있고, 친환경에도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생길 것 같았다.

이렇게 기대를 가지고 흙집을 실제로 짓는 과정을 읽었다. 흙집을 짓는 방법을 설명하는 장에서는 실제 생활에 써먹을 수 있는 공구 사용법 등의 노가다 관련 상식으로 가득 했다. 이 상식만 눈여겨 봐도 나중에 필수적으로 노가다를 해야될때 요령있게 써먹을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일주일만에 흙집짓기는 혼자서 짓는것은 불가능하고, 집짓기라는 것 자체가 나름대로 큰 규모가 있기 때문에, 여러명이 같이 지어야 가능할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흙내음 가득한 산골에 정말로 흙집이라는 나만의 별장을 짓고 평화롭게 살날을 꿈꿔본다.

+ 심드렁한 나의 마음을 두드리고 자리잡은 문장
[72] ..집을 짓기 전에 야외 푸세식 화장실도 만들어 놓는다. 집을 짓는 도중에 볼일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지을 때는 가능한 대소변을 분리해 각각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짓도록 한다. 그래야 냄새도 덜 난다. 등겨나 톱밥을 이용해 대변을 발효시켜 다시 밭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며, 오줌도 똥과 별도로 분리하여 숙성시킨 후 밭 비료로 사용한다. 이런 생태 화장실은 악취가 거의 나지 않는다.

[89] ..기초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기둥, 벽체, 지붕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떠받친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보이게 한다. 그것은 땅속의 뿌리가 나무의 둥치, 가지, 잎을 받쳐 주는 것과 같다.

[225] ..천장에 숯을 얹는다. 치유의 에너지를 흙집에 넘치게 하기 위함이다. 숯은 음이온을 무한히 방출한다. 숯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방전되는 데 사천오만 년이 걸린다니 말이다.

[247] ..대체로 편안하고 좋은 기운이 모이는 구조의 지붕은 돔형 또는 초가집 형태의 지붕이다. 이러한 형태의 지붕은 주변의 산세와도 조화를 이룬다.

일주일 만에 흙집짓기
고제순 지음/시골생활(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