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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로져~ 로져~ (KBS 블랙이글 특집) 20살의 겨울은 칙칙한 회색이었다. IMF터진 후라 그런지 유독 추웠다. 나도 부모님에게 용돈을 구하긴 더욱 더 어려웠다. 다행히 외삼촌이 힘을 써주셔서 외삼촌이 넘버투~로 있는 전자회사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전자회사는 허름했다. 작업장에는 텁텁한 전자제품 특유의 냄새로 가득찼다. 직원들이 입는 짙은 자주색 작업 잠바는 공돌이 특유의 딱딱한 느낌을 갖게 했다. 그곳은 찬바람 쌩쌩부는 우울한 공단안에 칙칙한 작업장 이었다. 그때 나이 많은 작업장 반장은 대리였다. 대리님이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장난을 치곤했다. 어느날 너는 군대 언제 가냐. 너는 군대 어디로 갈거냐. 말을 걸어온다. 나는 내년에 군대를 갈것이고 공군으로 갈 것인데 하사관(당시는 하사관) 합격해서 공군 하사로 갈꺼라고 했다. 대리.. 더보기
동원4년차 훈련 다녀오다. 정보로부터의 단절 효과 오랜만에 컴퓨터 책상에 앉아 블로그질 끄적끄적 하는데 그것 참~얼마나 했다고 벌써 눈이 뻑뻑하게 돌아간다. 나을 것 같았던 기침도 불쑥 튀어나온다. 이번 2박3일 예비군 훈련 가면서 이왕 가는 거 이런 것 좀 해결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갔다. 지루하고 지루한 동원 훈련 갔다 온 분이라면 동원 훈련 가면서 무엇인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저 놈 참 별난 놈일세~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다. - 정보단식 즉 컴퓨터, 핸드폰, TV등의 문명의 도구로부터 완벽한 이탈을 통한 잡념 제거 - 정보단식으로 안구 건조, 오른쪽 눈 아래 근육 떨림 등의 눈 문제 해결 또는 당분간 잊어버리기 - 정보단식과 관련하여 요즘 의자에 너무 앉아서 엉덩이 아픈 문제 해결 또는 잊어버리기 - 공기 좋은 곳에 있어서 기관지.. 더보기
동원훈련 4년차, 생각나는 여군교관 나는 육군이 아닌 곳 에서 하사 제대를 했다. 그렇다면 일단 지정된 한 부대에서만 거의 훈련 받아야 되고, 하사 이상 간부는 동원훈련을 7년이나 받아야 한다. 으~7년이나 받는다는 것은 나름대로 고역이었다. 동원1년차, 어렵게 취직을 하고 정신 없던 신입사원 때 훈련소집증이 떨어졌다. 드디에 올게 왔구나 싶었지만 오랜만에 군복을 입는다는게 오히려 설레기도 했다. 4년 동안의 길고 지루한 군생활이었지만 나름대로 그때의 향수도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군복을 입었는데 몹시 어색했다. 도착한 부대의 풍경을 보며 입소를 기다리는 것은 몹시 지루했다. 이 기다림부터 예비군훈련이 몹시 지루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예비군 훈련이 힘들다는 것은 지루해서 힘들다는 게 맞는 것 같다. 건조하고 더운 날씨처럼 2.. 더보기
군 시절 24살의 여름 어느날 - 소설 쓰듯 나는 어떤 삶의 경계에서 나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아늑하면서도 깊은 동굴속에 갇힌 잠과 출근해야된다는 현실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눈을 겨우 뜨고 윗몸을 일으켰다. 팔의 근육이 은근하면서도 강하게 찌르듯 아파왔다. 다리를 움직이니 다리 또한 은근하면서도 강렬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리고 머리는 저 멀리 깊은 동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 거렸다. 이렇게 된 것은 어제의 노가다 때문에 몸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런 피곤함에서 나를 잠시 위로시켜줄수 있는 체조를 하였다. 체조하는 몸동작 하나하나가 무거운 아령을 들었다 났다 할만큼 무거웠다. 이제 비틀거리며 씻고, 거울을 보며 짧은 스포츠 머리를 위로 향하게 다듬었다. 거울을 보니 남들은 나의 까만 얼굴의 색을 구별할수 없다지만, 훨씬 더 까맣게 탄 .. 더보기
군대 촌 구석에서 쓴 2003년도 일기 블로그를 정리하면서 2003년도 쓴 일기 파일을 우연히 봤는데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때 촌에 박혀서 어떻게든 지금보다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은 가득했는데 실천은 잘 안되는 괴리감 때문에 갑갑해 하는 나로 돌아간 것 같다. 일기를 안 썼으면 나는 그때 의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지 전혀 짐작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일기는 사진보다 추억을 확실히 남겨주는 것 같다. 틀린 맞춤법 까지 정이 갔다. 2003년 2월 27일 목요일 일기를 다시 쓰기로 했다. 그 이유는 ‘야생초 편지’ 란 책을 읽고 작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기분좋은 자극이 그리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없앤 일기쓰기에 다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다시 일기를 쓰면서, 끝없이 부족한 내가 짧은 시간안에 다른 보통 사람을 능가하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