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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칼럼

엔드 투 엔드 개발자가 된 비밀

작년에 정착한 회사는 내 경험상 내가 갈수 있는 가장 좋은 회사중에 하나라고 확신한다. 이 경험은 내가 좌충우돌 부딪혀서 얻은것이기 때문에 꽤 정확하다. 그런데 만약 내가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거나 면접을 다시 본다면 이렇게 말할거리가 생겼음을 우연히 깨닫게 되었다.

"애플의 강점은 엔드투엔드 서비스 회사라는 것입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유통플랫폼까지 모두 애플이 다 하는거죠. 이 경우 장점은 애플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대 고객 서비스를 실행할수 있고 잘 통제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치 애플과 같은 개발자입니다. 저는 애플과 같은 엔드투엔드 개발자입니다. 저는 서버끝부터 클라이언트끝까지 모든 IT기술을 다룰줄 압니다. 서버 설치부터 운영, 통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WAS위에 서버 프레임워크 올리고 그 위에 JSP웹 페이지를 올려 서버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아이폰에 특화된 개발자지만 모바일 웹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것들을 얕게 아는게 아니라 깊게 알고 쓸줄 안다는 것입니다

엔드투엔두 개발자의 장점은 서버부터 클라이언트까지 모든 영역을 볼줄 알기 때문에 나무만 보는 개발자가 아니라 숲을 볼줄 압니다. 팀의 아키텍트가 되어 효과적인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우리팀은 클라이언트 중심의 모바일팀이다. 나는 당연한 교양지식으로 알고 있었던 서버 사이드 지식에 대해 팀원들이 잘모를때 내가 아무렇지 않게 말할때의 반응을 보고 아 내가 이런 장점이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근데 내가 엔드투엔드 개발자가 된 비결을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해보니 쓴웃음이 나왔다. 내가 엔드투엔드 개발자가 될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개발자 경력 내내 아이티 기술 공부를 나름 열심히 한것이 우선이겠지만 내가 정말 싫어하는 그 한가지 때문에 나는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엔드투엔드 개발자가 되었다.

"웹 노가다"

나는 웹 프로그래밍을 웹 노가다라고 낮춰부를정도로 극도로 싫어한다. 나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로망과 열정을 순식간에 증발시켜버리는 사막의 환경과 같은 개발 환경이 웹 노가다다. 웹 프로그래밍이 우리나라에서 액티브엑스와 열악한 프로젝트 환경과 화학적 결합을 하더니 웹 노가다로 부패 되었다. 프로그래밍이 아닌 노가다를 하는 나를 로마 시대 광산에서 채찍질 당하며 강제노동하던 영화속 엑스트라와 일치시키며 나의 가치를 심각하게 떨어트리곤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노가다 판을 탈출하자.

당시 웹프로그래밍과 리눅스만 좀 알던 나는 자바 서버 개발자, 프레임워크 개발자로 판올림하기로 하고 결국 이쪽일을 따는데 성공했다. 2년여에 걸쳐 통신 서버, 프레임워크등을 개발했다. 이제 나는 서버 개발자로 특화되어 재밌게 일 할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웹노가다판으로 끌려오다.. 다시 탈출 방법을 강구했다. 아이폰이 나왔다. 그래 이쪽은 안전지대일꺼야..7년차 자바 개발자가 3개월이나 일도 그만두고 끙끙대다가 겨우 아이폰 개발자로 전업할수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이번에 내가 개발에 참여한 4번째 어플이 나왔다. 이번 어플은 놀랍고 어이없게도..

"모바일 하이브리드 웹!"

으로 만든 어플이다. 결국 나는 웹을 탈출하는데 실패했다. 지겹다. 이제 웹을 탈출하는것을 나는 포기하기로 했다.

이제 과장이라 좋아하는 기술만 쫓기도 그렇고, 그나마 웹개발 환경이 옛날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음을 이번에 알았다. 제이쿼리 덕분인데 제이쿼리는 마치 사막에 오아시스를 군대군대 박아논 상황과 같다. 웹 개발자에게 큰 편리함과 혁명을 안겨주었다.


나는 내가 엔드투엔드 개발자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 내가 계속 게을리 하지 않고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말 우울하고 심심했던 몇년전 힘들고 우울할때마다 술로 풀거나 괴로워한게 아니라 언젠가는 상황이 나아지겠지하며 무작정 책을 봤다. 그때 당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아도 무작정 본게 지금에 와서 내 경력에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다.

서버에서 클라이언트까지 다 하면서 조만간 아이폰, 모바일 웹, 안드로이드까지 다룰수 있을것 같다. 모바일의 전 영역도 카버할것이다. 좋은회사에 가서 비싼PMP교육도 지원받고있다. 무엇보다 올해나 내년에 쓰다 만 책을 낼 수 있다면 내 경력에 꽃을 만개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장인 지금 옛날의 노력 덕분에 기술적인 경력은 활짝 피우고 있다. 다만 대인관계나 의사소통이 아직 서툰대 모든것에서 완벽할수는 없지 않나. 힘든 시절 우울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어떻하든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하며 열심히 노력했던 흔적이 지금 나의 타이틀로 삼는 엔드투엔드 개발자이다. 옛날의 나에게 감사한다. 

웹노가다는 여전히 싫어하지만 어둠이 있으면 반대급부가 있다는것을 알려준것에 대해 역시 감사한다. 엔드투엔드 개발자, 엔드투엔드 아키텍트, 2012년 깨달은 나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