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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산골 블로그, 개발자에 대하여 쓰다.

새해를 맞이하여 복잡한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글쓰기의 본질로 돌아가 내가 좋아하고, 관심갖는 태그에 대한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새해 즐겁게 블로그를 시작하자고 다짐하였다.

그런데 아직 바쁘지도 않은데도 잘 써지지는 않고, 그래도 지금 졸린눈을 비벼가며 개발자에 대하여 생각나는대로 쓰고 새해 즐겁게 개발자 생활 하려고 한다.


+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어느 책에서 보니 개발자의 정의를 간단한 설계부터 코딩까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긍정적인 위치로 정의를 내렸다.

그래서 나도 개발자란 단어를 좋아했는데, 작년부터 ‘IT개발자의 사직서’ 등의 개발자가 고생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면서 개발자 하면 맨날 야근에 각종 노가다 고생을 하는 안 좋은 인식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도 개발자와 비슷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프로그래머 하면 여전히 인식이 좋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 직업을 프로그래머라고 말하고 싶은데, 문제는 내가 영어쓰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개발자와 프로그래머, 과연 내 직업을 말할 때 어떤 단어로 말해야 되는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처럼 쓸데없는 질문이지만 가끔 생각을 해보았다.

결론은 앞으로 두 단어를 섞어 쓸 생각이다.


+ 나는 어떤 개발자인가

회사에서 나를 ‘꾼’이라고 가끔 말해주고 있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개발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가 재밌어서 기술 습득도 주도적으로 하는 의미로 ‘꾼’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초등학교 Apple II, MSX 가 있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는 나름대로 열심히 Quick Basic, COBOL, C 언어로 여러 프로그램 만들어 보았고 상도 받았으며, 취직하기 전 자바 과정 교육과정에서는 자바반 말고도 .NET반 등의 모든 과정 합쳐서 1등상도 받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는 프로그래머로 ‘꾼’ 기질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프로그래머로 살아남기 위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4년 경력이 되가는 지금의 나는 실력과 열정이 아직 핵심에 있지 못하고 경계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력은 책은 많이 읽어서 객체지향, 디자인 패턴, 리팩토링이 어쩌고 말은 잘 하는데, 실제 고급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을 하라고 시키면 실제 개발한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무엇인가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아직 미흡한 실력을 만회하는 개발자의 중요한 요소는 열정인데 열정 또한 경계에 있는 느낌이다. 열정이 넘쳤다면 웹 노가다 위주로 일을 할 때도 내가 하고 싶었던 자바 관련 고급기술 공부를 계속 할 것이지만, 나는 귀찮아 했다.

결론은 나는 미흡한 실력과 열정의 경계를 넘어 핵심으로 진입하여 진짜 ‘꾼’이 되야 한다.


+ 내가 썼던 IT개발자의 고생에 대하여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프로그래머 관련 오프라인 활동을 했는데 그 중 IT개발자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오프라인 활동과 각종 글쓰기도 종종 하게 되었다.


사실 이런 칼럼 쓰고 나서 내가 '실력과 열정이 아직 경계에 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하기도 하였다. 내가 진짜 실력이 있고 열정이 있으면 훨씬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진짜 실력과 열정이 뛰어난 ‘꾼’들이라면 구글, IBM, 오라클, BEA, 다음, 네이버 등의 최고의 일터에서 일할 것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꾼’들은 개발자 환경에 대한 불만 자체를 토로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진정한 실력과 열정을 가진 '꾼'들은 묵묵히 내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상위 1%가 잘사는 것은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고 우리 개발자들이 옳지 못하게 고생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식 산업을 우선으로 치는 문국현이 대통령이 되면 옳지 못한 IT환경이 바뀔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가졌는데, 건설 CEO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서 개발자의 고생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개발자는 아름다운 직업이다.

한때 모니터를 바라모며 딱딱한 소스와 씨름하는 내일에 대해 답답함도 느꼈는데 작년에 나는 내가 개발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

그 이유는 노래 중에 제일 거창한 애국가처럼 거창하다. 바로 개발자가 다른 직업에 비해서도 기여하는 분야가 특히 크고 넓다는 것이다.

'개발자는 정보화를 통해 인류가
부귀, 장소를 뛰어넘어 평등하게 정보의 혜택을 누리는데 기여하고, 정보화를 통해 자원의 낭비를 막기 때문에 친환경에도 기여하며, 지식 산업 시대의 중심 IT의 중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나라 발전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인류와 지구와 나라 발전에 골고루 기여하는 아름다운 직업이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작년 내내 내가 나름대로 고생할때마다 나를 위로해주던 구원의 메시지였다. 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한번 음미해봐야 한다.

남태평양 바누아투의 블루팡오님이나 저 멀리 아프리카 남아공의 심샛별님이나 장애를 딛고 일어선 코난님이나 우리 프로그래머가 없었으면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정보화의 혜택은 결코 누리지 못했다.

뜬금없이 거창할수도 있지만 내 직업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행복한 것이다.


+ 회사일과 기술습득이 일치된다는 것도 행복한 것이다.

실력과 열정의 경계가 아닌 핵심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실 작년부터 생겨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확실하게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올해 확실히 실력과 열정의 핵심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유는 회사 일과 기술 습득이 별도로 이루어진다면 이중 고생이 될 것인데, 작년부터 회사 일과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일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웹 일만 하다가 작년에는 Apache MINA 라는 네트워크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회사에 쓰일 통신 서버도 만들어 보고, 회사 핵심 프레임워크에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회사 핵심 프레임워크의 기본을 잡아가고 있다.

이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나는 절실하게 느끼고, 또 정신차리고 느껴야 한다.

스프링 프레임워크등의 기술 공부를 좋아하는 내 친구는 회사 일과 개인 공부가 동 떨어져서 고민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 투입할 프로젝트도 이런~ UI쪽 개발 플랫폼인 Flex를 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 문제는 기술 습득 좋아하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대부분 개발자 수요는 '단순 무식 웹 프로그래밍'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데, 적어도 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았으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객체지향 설계를 하고 있는 전문가의 모습 -
4년전 프로그래머로 취직을 위해 자바로 홈페이지를 만든적이 있는데 그때 홈페이지 타이틀 이미지가 이 그림이었다. 지금 봐도 멋있다.


+ 나름대로 고생했지만 계속 프로그래머가 좋다.

탁상공론을 조심해야 한다. 편하게 일할때는 개발자로 자부심 갖는다~ 말할 수 있다. 그런데 ‘IT맨의 사직서’처럼 생 고생 해보고 저런 말 계속 할 수 있을까. 이를 빠득빠득 갈며 이 바닥을 떠날때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남자라면 내가 군대에서 말이야~ 하고 고생 한 얘기를 과장하곤 하는데 개발자도 마찬가지로 고생 한 얘기 과장해서 하곤 할 것이다. 그래서 논란이 있겠지만 나도 작년 말에 나름대로 큰 고생을 해보았다.

지금 느낀 건데 같이 일했던 을의 아랫 직원은 한없이 착했지만, 을의 윗 사람들은 전형적인 우리나라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답습했다.

그러나 문제점에 따른 고됨과 상관 없이 프로젝트 일정 준수하여 오픈 시키는 한층 강해진 모습을 스스로에게 보여주었으며 무엇보다 이 경험 하고도 아직 프로그래머가 좋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 2008년 잘해 보자

작년 말에 여러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모든 면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회사가 새해 새출발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회사의 도약에 기여해야 하는 여러 가지 절박한 이유가 있다.

절박한 이유를 잘 살려 회사도 도약하고 나도 도약해야겠는데, 그 과정에 블로그도 잘 활용해야 겠다.

그럼 개발자에 대한 최근 내 생각 정리를 마치면서,

"인류와 지구와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개발자/프로그래머 동료들 파이팅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