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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나의 마음도 가비지 컬렉터처럼

자바의 객체는 저마다의 임무를 부여받고 태어난다. 그 임무가 중대한 것일수도 있고, 있으나 마나한 것일수도 있으며, 심지어 자기 주변 객체들이 모여 만든 구조체인 프로그램에 크게 해가 되는 임무 아닌 임무를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자바의 객체는 자신의 임무가 중요한 임무든 해가되든 임무든 자기의 임무를 마치면 조용히 소멸을 기다린다. 그리고 자바 머신이 소멸을 기다리는 객체를 흔적없이 소멸시킨다.

자바의 객체는 내가 하룻동안 겪는 다양한 사건들에 비유할수 있다. 출근할 때 만원 전철안에서의 불쾌함, 출근길에 보이는 다양한 사람들, 출근하자마자 터지는 은행 유지보수 건수들, 직장 동료와 알게 모르게 주고 받는 스트레스, 마음 따뜻한 직장동료 형들과의 대화, 프로젝트가 끝낼때의 기쁨, 프로그램이 꼬일때의 스트레스 등 하룻동안 겪는 사건들은 상당히 다양하며, 그 사건들 대부분은 그렇게 좋다고 볼수는 없는 것들이다.

내가 이런 사건들에 몸과 마음을 뺏기다 보면 내 자신의 역량에 집중할수 없어 나의 몸과 마음은 허약해진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을 마음에 담아둔채 잠을 자게 되면 꿈에서도 사건들이 나의 몸과 마음의 집중을 빼앗아가 고요하고 평온한 잠을 잘수 없다.

나는 내가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남과 같이 행동할수 없고 남이 쉴때 나는 계속 무언가 노력을 해야 한다. 심지어 꿈속에서라도 몸과 마음을 집중시킬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할려면, 자바 머신의 가비지 컬렉터처럼 자기일을 마친 객체를 흔적없이 소멸시켜, 머신 자신의 수명과 성능을 보장하듯이, 나도 자기전에 오늘의 사건들을 깨끗이 가비지 컬렉터 시키고, 고요하고 평온하게 잠을 잘수 있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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