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짧게 쓰기/리뷰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를 읽고

나에게 미국은 가보진 않았으나 각별한 나라이다.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멀리 있지만 미국의 다양한 문화적 특징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어렸을때는 미국 음악과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 귀에 착착 달라붙는 음악과 화려한 헐리우드 영화를 듣고 보았다. 그때는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과 군사무기에 열광했다. 웅장한 항공모함과 멋진 전투기들에 열광했다.

군대를 갔다. 우리가 담당한 장비는 미국에 크게 의존되는 장비였다. 우리나라 안보의 핵심이 미국에 크게 의존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미국이란 나라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넘을 수 없는 큰 벽이라는 압박감을 느꼈다.

몇년전에는 미국이란 나라의 실체를 파헤치는 책들을 읽곤 했다. 미국이란 나라가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처 하지만 사실은 자기나라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착취하는 이런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은 멋지고 화려하지만 못된 구석도 많은 '갱'같은 나라였다.

요즘에는 미드를 보면서 다시 어렸을때 미국 음악과 영화에 빠져들듯이 미국 문화에 빠지기도 했다. 미국 드라마는 사랑 주제가 많은 한국 드라마와는 달리 수많은 창의적인 주제로 가득찬 상상력의 천국이었다.

최근에는 구글, 애플, MS의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 3총사가 세계를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다시 미국의 저력에 감탄했다. 미국이란 나라 특유의 자유, 공유등의 멋진 사상과 환경들 덕분에 구글, 애플등의 큰 회사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것이라며 미국의 저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구글, 애플의 최 전성기에 따라 미국도 잘나가겠거니 했는데 한편으론 이상한 소식도 들렸다. 미국이 부도날지도 모른다는 세계 뉴스를 최근에 처음 본 것이다. 구글, 애플이 세계를 삼키는데 미국 나라 자체는 부도라니 이게 무슨 경우인가. 약간 이해가 안될때 이 책을 읽었다.


미국이란 나라가 한마디로 지금 밖으로 안으로 동시에 썩어간다. 미국은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있는데 둘다 지금 빚이 너무 많아서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한다. 고육지책중 하나가 공교육의 예산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선생님을 해고하고 교과서를 없애기 위해 교과서를 디지털화 하자고 한다. 유지보수하기 힘든 아스팔트 대신에 자갈을 새로 깐다고 한다. 심지어 교도소 예산 절감을 위해 가석방 절차를 느슨하게 해서 범법자들이 사회에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개인의 빚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은 절세하려면 빚을 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자동차, 집 구입에 빚을 많이 낸다고 한다. 그런데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빚을 갚기가 어렵게 되었다. 빚을 갚으면 오히려 바보가 되고 적당한 선에서 빚을 갚 않고 도망가도 되는 편법도 있어 편법을 쓰는 등의 도덕적 해이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이 특별히 뛰어난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학벌주의 처럼 안좋은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은 인구가 많아서 인구 대비 인재가 많은 경우가 크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미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도 하나 둘 열거한다.


저자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경제적인 상황 외에도 미국을 강대국으로 이끌었던 미국인의 저력인 신뢰, 자유등의 무형 가치가 점점 무너지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

랜트한 차를 반납할때 물을 넣어서 반납한다든지, 식품산업에서 중국 식품과 같은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이 언론의 자유와 비판 문화가 발달할것 같지만 사실은 언론/시민 통제가 강하고 미국인의 비판문화가 약하고 순응주의가 퍼져 있다고 한다.

예로 오바마가 기름이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골프를 치던 파티를 하던 대중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미국이 큰 문제에 빠진것은 갚기 힘들정도로 늘어난 정부와 개인의 빚도 있지만, 미국의 사회 시스템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고 게을러지고 느슨해진것도 크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미국의 문제, 의료 보장 시스템은 책 내용에서 뺐음에도 이 책을 통해 미국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현재 문제에 대한 해법까지는 제시하지 않는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역시 유토피아는 없다라는 것을 알았다. 정직하게 돈을 벌지 않고 남의 빚으로 만든 내 재산은 말그대로 거품과 같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 8점
김광기 지음/동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