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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프로젝트 한복판

술집에 시끄러운 소리와 손님이 가득하다. 그곳에 남자들만이 모여 소주를 걸친다. 아마도 짐작할수 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중 군대 얘기가 들어갈 것이다. 자기가 군대에서 고생한것을 더 뻥튀기 한다.


술집에 시끄러운 소리와 손님이 가득하다. 그들은 개발자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중 프로젝트 갑의 욕이 들린다. 그들 스스로 프로젝트 때 얼마나 밤을 새며 고생했는지 훈장처럼 얘기할것이다.


개발자들은 당연히 프로젝트때 고생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밤 새서 프로젝트 하면 그것은 나중에 술자리에서 훈장이 되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훈장삼아 프로젝트 고생담을 이야기 하려면 적어도 밤을 몇번 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경험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번도 밤을 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젝트 한복판에 있을때 이렇게 빡씬 프로젝트는 처음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아닐것이다. 예전에 나는 최대 월화수목금 다섯밤을 내리 샌적이 있다. 이런 프로젝트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훨씬 고되었다. 


그래도 방금 끝난 프로젝트가 더 빡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은 망각의 효과이다. 더 빡씬 옛날 프로젝트는 옛날에 했기 때문에 망각이 되었다. 


지금 프로젝트는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고생했던 느낌이 잔상으로 남았을 것이다.


지금 빠른 속도로 잊어가고 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일주일동안 모처럼의 여유를 찾으면서 주말의 여유를 누리면서 언제 고생했는지 빠른속도로 당시의 기억이 잊혀져 간다.


이것은 선물이다. 괴롭던 프로젝트의 기억이 빠른속도로 잊혀지고 적당히 괜찮아지는 지금을 누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프로젝트 한복판에서 겪었던 그 온갖 복잡미묘한 안 좋은 감각들을 잊어버리고 방치한다면 조만간 나는 또 다시 그런 일들을 겪을 것이다. 나는 그때의 안좋은 상황을 더 개선할수 있는 교훈을 찾아 정리하고 개선해야 한다.


아니다. 프로젝트의 교훈을 상세히 기록하고 개선점을 내것으로 만든다고 해도 나는 또 다시 그런 일들을 겪을 것이다.


대한민국이라 100% 똑같거나 더 심한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겪을 것이다.  일정단축, 비용절감, 안되면 되게 하라~ 는 갑질은 반복된다.


그래도 프로젝트 한복판때 내가, 우리가 이렇게 했더라면 좀더 나아졌을 상황이 분명히 있다. 일단 그때 당시의 복잡미묘한 상황을 묘사하여 그때 그대로의 상황을 기록해두고 싶다.


(..이 부분에 사실대로 묘사했다가 결국 외부 오픈 글이라 삭제함..^..^;)


예전 같으면 프로젝트에서 긍정적인 요소들을 일부러라도 찾고 기록하곤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안좋은 경험들만 기록하고 싶다. 나는 빠른속도로 이런 경험들을 잊어버릴 것이지만, 비슷한 일을 또 겪을 것이다. 이렇게 기록해두면 다음 프로젝트때 '아래 이런일'들을 귀찮아 하기 전에 정신차리고 검토해 볼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기록한것도 있다. 아래의 3가지는 내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찾은 3+1가지 교훈이다.


프로젝트때 고생을 덜 하려면,

- 초기 일정을 산출할때 개발자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 기획자가 제출한 기획서를 개발자도 '열정적으로' 점검한다.

- 나중에 크게 터져 고생하기전에 테스트를 '열정적으로' 한다.

+1

- 외주직원, 특히 프리는 검증을 차근 차근 하면서 서서히 팀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정 산정과 기획서 확인은 개발자 고유의 몫은 아니지만, 이 작업을 참여할수 있으면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나중에 고생을 덜 한다. 일정 산정과 기획서 확인이 제대로 됐겠지 했다가 방관하면 개발자가 덤탱이 쓰고 작업해야 한다. 


사실 이 3+1 교훈을 주제로 글을 쓰려다가 이번 프로젝트의 고생했던 당시의 느낌을 빠르게 망각하길래 더 망각하기전에 당시의 느낌을 스냅샵으로 찍어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더 컸다. 


(결국 중간 부분에 썼다가 삭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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