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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의 도구 (DSLR 샀습니다.)

> 간접경험의 도구 컴퓨터 (또는 책)

세상은 논리만으로 해석될 수 없다. 당구를 보더라도 고수일수록 정확한 각과 시네루~를 계산하며 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면 되겠지~ 라는 감으로 친다. 살면서 논리보다는 감이 우선으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꼬마때 컴퓨터를 보고 끌린 것은 나도 알 수 없는 감이 작동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알 수 없는 감이 운명인지 숙명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는 컴퓨터로 밥벌이 하고 있으며, 컴퓨터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간접경험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간접경험 할 수 있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훌륭한 도구는 책이다. 컴퓨터는 책보다 발전된 빠르고 복잡한 역동적인 간접경험의 도구다. 그러나 아무리 빠르고 복잡한 역동적인 정보습득의 도구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컴퓨터는 간접경험의 도구일 것이다.

또한 컴퓨터는 정적인 도구다. 사람이 움직이면서 컴퓨터를 다룰 수는 없다. 사람이 정지된 상태에서 다뤄야 컴퓨터는 작동된다.

나는 주로 정지된 자세에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컴퓨터(또는 책으로)로 간접경험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에 와서 가끔 나에게는 알게 모르게 정보의 왜곡 현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 직접경험의 도구 카메라

책과 컴퓨터로 세상의 경험을 의지하는데 익숙하고, 더구나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성격의 나는 직접경험을 소흘히 했다. 나에게 있어 가장 값진 직접경험은 혼자 배타고 제주도 내려가 4박 5일동안 자전거 하이킹 일주한 것이 남에게 말할만한 직접경험이었다.

어느 한쪽이 지나치면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경험의 왜곡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직접경험을 많이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의 자전거 하이킹을 시도했던 부지런함과 용기가 잘 생기지 않는다. 결국 나는 직접경험의 훌륭한 도구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카메라는 직접경험의 도구다. 카메라는 사람이 움직여야만 작동될 수 있다. 집 구석에서 카메라를 조작하는 것처럼 엉뚱한 경우는 없다. 카메라를 들고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사람과, 시대의 이슈 중심에 있어야지만 카메라의 진가가 발휘된다. 그래서 카메라는 직접경험의 도구고 동적인 도구다.

나는 움직여야만 쓸모가 있는 카메라를 직접경험을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라 생각하고 몇 달을 고민 끝에 고 비용의 DSLR을 과감히 구입했다.

이제 새로 구입한 DSLR로 (어느 광고 문구처럼) 세상의 중심에 서서 다양하게 직접경험 할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도 세련되고 역동적으로 꾸밀수도 있고, 사진을 통해 내가 부족한 예술 교양 능력을 키울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DSLR 하나로 시도해 볼 수 있다니 고 비용의 지출이 아깝지 않다. 그래서 ‘돌아다니기 위해 카메라를 산다는건 말도 안된다~’ ‘카메라 몇 달 쓰나 보자~’ 라는 회사 동료들의 장난 섞인 야유가 그냥 먼~ 장난으로만 받아들여지는 기분 좋은 하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도 드디어 DSLR 샀습니다~ GX-10 이라는 삼성-펜탁스의 DSLR입니다. 제 블로그의 80년대 TV속 칙칙한 풍경같은 사진에서, 세련되고 윤기있고 역동적인 사진이 곧 올라올 것 입니다. 기대해주세요. ^ ^]


덧1) 작년 말 대선때 선거법 이슈로 블로그 스피어를 뜨겁게 달군 우리 회사 팀장 알마님을 혹시 아시나요. 알마님이 전격 블계로 복귀했다는 소식입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방문하셔서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