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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전자파 독이 오르다? (정보단식의 필요성)

“최근 명절 전주는 여러 술자리와 경조사가 있었는데 유독 그때는 군대 첫 휴가 나올때처럼 모든 음식을 허겁지겁 꾸역꾸역 많이 먹었다. 그랬더니 주말에 몸에 두드러기가 올랐고 속이 불편했다. 병원 갔더니 음식 때문에 독이 올랐다고 한다. 나는 내 몸의 건강을 무시하는 과식 습관을 원망했다.”

“저번주 토요일날 어떤 컨퍼런스에 하루종일 갔다 왔는데 포스팅에도 썼지만 강의듣기가 불편했다. 불편함이 은근히 내 몸에 쌓여있을 다음날 나는 모처럼 제대로 포스팅 하겠다고 4시간에 걸쳐 컴퓨터 모니터를 잡고 컨퍼런스 후기를 쓰고 새벽에 잤다. 다음날 월요일 일어나서 출근하고 의자에 앉았는데 순간 머리가 띵~하고 눈의 신경이 은근하게 아파오고 온몸에 나쁜 느낌의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이 여파가 화요일 날까지 갔는데 곰곰히 생각하니 일종의 전자파 독, 컴퓨터 독이 오른 것이라 짐작했다.”

이것이 운명인지 숙명인지는 가끔 생각을 하게 하지만 저는 컴퓨터를 붙잡고 일해야 하는 사람으로 어쩔수 없이 컴퓨터등의 정보기기와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가끔 지나치게 컴퓨터를 하면 위에 묘사한 것처럼 ‘전자파 독, 컴퓨터 독이 올랐다.’ 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좋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곤 합니다.

이럴 때 저는 음식의 단식이 아닌 ‘정보의 단식’이 생각납니다. 가끔 컴퓨터, TV, 휴대폰과의 각종 정보기기를 완벽하게 끊고 몇일 살아보면 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기분 좋게 정보단식을 했던 경험은 제작년 4박5일 제주도 하이킹 갔을 때 인데요. 이때는 보이는 풍경마다 넓고 넓은 파란색 바다와 초록색 나무들이었고 들리는 소리마다 시원한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였습니다. 그래서 딱딱한 모니터 속 코드와 은근하게 시끄러운 CPU 팬 소리에 익숙한 저로서는 완벽한 정보단식을 경험한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년 연례 행사처럼 정보단식을 꼭 경험합니다. 이 정보단식은 제가 결코 의도한바는 아니지만 반드시 경험 해야 합니다. 바로 2박 3일 동원 예비군 훈련인데요. 저는 2박 3일 동원 예비군 훈련을 무려 6년이나 받아야 합니다. 6년이나 받아야 되는 이유는 올해 동원 훈련 갈 때 따로 포스팅 하고요.

지금까지 4년 동안 한번도 열외 없이 동원 훈련 가면서 정보단식을 경험했습니다. 군부대 가면 일단 휴대폰을 압수합니다. 요즘에는 옛날처럼 설렁설렁 예비군 훈련 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군 훈련 강화 지침에 따라 규율이 엄해졌기 때문에 휴대폰도 엄하게 압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휴대폰을 내주고 2박 3일동안 완벽하게 정보단식을 경험합니다.

사실은 2박 3일동안 군생활을 다시 경험한다는 것이 ‘지독한 고생’이지만 이럴 때 정보기기의 의존을 없애고 일 걱정도 안하니 마음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평화도 경험하게 되더군요.

예를 들어 작년 같은 경우는 당시 심한 기관지염에 일주일에 한번 눈두통에 시달렸는데 예비군 훈련 받을때는 기침도 안하고 눈도 편했습니다.

그렇다고 예비군 훈련을 좋아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정보단식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고요.

마침 그저께와 어제 ‘전자파 독, 컴퓨터 독’이 올랐다고 표현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좋은 것을 경험하니 가끔 정보단식을 하면서 균형있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공기 좋고 물좋은 산골에 한번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은 동원 예비군 빨리 끝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