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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신임하사 시절 사병한테 인사받는 확실한 방법

나에게 그나마 남과 다른 경력이 있다면 군대를 부사관(여전히 하사관이라고 많이 하는것 같아요~) 갔다온것으로 나는 군대를 그래도 부사관 갔다왔다고 은근히 자랑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 같은 프로젝트의 과장님과 집을 가는데 과장님이 '너는~ 군대도 하사관 갔다왔으면서 기타등등..;; 이 왜 그러냐' 는 지적을 하신다.

가끔 듣는 얘기라 무덤덤하기는 했는데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꼭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들었다. ;; 과장님과 헤어지고 나서 전철안에 서서 문득 신임하사 시절이 떠올랐다. 신임하사로 처음 부대에 왔을때 모든게 두려웠다. 삭막한 부대, 내무실 고참, 근무장의 머리 희끗 희끗한 반장님, 그런데 사실 진짜 두려운것은 사병이었다. 사병이 인사도 안하고, 은근히 갈굴까봐 내무실 고참보다도 오히려 조심스러웠다.

역시.. 같은 근무장의 상병이 인사도 안하고 텃세를 부린다...

이것이 알려지면 무엇보다 하사로서 자부심도 못지킨다고 내무실 고참한테 혼날것이 큰 문제였다.

안되겠다 싶어 그 상병을 조용히 불렀다.

"너 일과 끝나고 내무실 뒤쪽 보일러실 앞으로 나와~"

상병은 마냥 순진해 보이는 내가 갑자기 그렇게 나오니 잠깐 멈칫한다.

"아..넵넵"

일과가 끝나고 어둡고 으슥한 내무실 뒤쪽 거기서 그 상병과 만났다.

나는 인상을 쓰며 그 상병을 대리고 어디론가 걸어갔다..누군가 봤다면 무슨 큰일이 터질것만 같은 분위기를 감지했을 것이리라 ~~

그런데, 도착한곳은 ~~

BX였다 ~!

나는 그냥 과자도 아니고 BX 최고의 먹거리, 비엔나 소시지 와 닭강정, 만두를 푸짐하게 사서 그 상병과 같이 먹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인사좀 해주게~ 헤헤~"

"와~ 우리 김하사님~ 걱정 마십쇼~ 크으~ 김하사님 최고~ @@"

그뒤 우리는 같이 야근할때 그 상병이 야참 라면을 맛있께 끓여주면 같이 신나게 먹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그 상병은 당시 나보다 1살 많았는데 지금은 장가가고 잘살려나 모르겠다~ 잘 살길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