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짧게 쓰기/연습장

무서운 명령어, rm -Rf 의 추억

어제 오늘 모은행에서 금융권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만한 전산 사고가 일어났군요. 여지껏 추정된 원인은 서버의 중요파일이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고 얘기를 유심히 읽고, 화제거리로 동료들과 얘기를 하던중 문득 옛날 기억이 나더군요. 만약 누군가 서버의 파일을 지웠다면 rm -Rf로 지우지 않았을까. 문득 옛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옛날 자바 개발자 할때는 리눅스/유닉스를 많이 다뤘습니다. 터미널을 열어놓고 현란하게 명령어를 타이핑 하며 터미널을 왔다갔다 일을 처리하곤 했죠. 명령어중 rm -Rf도 실행하곤 했습니다. rm -Rf 는 해당 디렉토리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완전히 삭제하는 명령어 입니다.

보통 이 명령어는 디렉토리 끝단계에서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디렉토리 끝 바로 앞이나 더 앞에서 실행할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난리가 나는거죠. 시말서를 써야할지도 모릅니다.

옛날에 이런 대형사고를 낼뻔한적이 두어번 있었습니다. 한번 리얼서버에 접근해서 rm -Rf 하고 엔터를 누르려다가 등골이 서늘한 느낌이 나서 확인했더니 디렉토리가 이상함을 발견하고 바로 멈춘적이 있었고요.

또 하나는 엉뚱한 디렉토리에서 rm -Rf를 하고 엔터를 눌렀는데 철자가 틀려서 무사히 넘어간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rm- Rf 이렇게 띄어쓰기가 틀렸던것으로 기억납니다. 정말이지 명령어 틀리게 입력해서 이렇게 기쁜적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그 뒤로는 rm -Rf 꼭 하기전에 꼭 백업을 받아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절차대로 하기 어려운 급할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백업절차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때는 약간 위험요소를 안고 일을 끝내기도 하죠.

이제는 제가 다른 분야(아이폰) 개발자로 전향해서 이런 경험을 할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간혹 생각나는 아찔한 기억이었습니다. rm -Rf 는 마치 사이버 세계의 핵폭탄 처럼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가진 놈입니다.

'짧게 쓰기 > 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0명중에 1명, 민 책임님과의 인연  (2) 2011.08.10
꾸역꾸역 나아가는 힘  (0) 2011.07.08
전철안 아저씨의 전화통화  (2) 2011.04.11
밤샘의 기억  (6) 2011.03.14
데굴님의 결혼소식을 듣고.  (14) 201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