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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데굴님의 결혼소식을 듣고.

블로거 지인 데굴님의 블로그를 들어갔다. 포스팅을 통해 결혼소식을 들었다. 순간 블로그에 대해 잊어버렸던 모든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요즘에는 내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그냥 2주에 한번 이쯤되니 좀 심심하네..짧게 글이나 써볼까 하는데.. 여기가 블로그라는 생각도 안하고 포스팅 한다. 이때 데굴님의 결혼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블로그에 대한 모든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2007년도 열혈 블로거 시절 하루종일 블로그에 매달렸다. 당시 블로그 관리는 크게 3가지로 나눠서 했다. 하나는 포스팅, 하나는 지인관리, 하나는 메타블로그 관리를 했다. 지인관리는 내가 먼저 좋은 지인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는 지인은 꼭 방문 답글을 다는 식으로 관계를 키워나갔다. 이런 식으로 알았던 분들이 꽤 많이 늘어갔다.

다음 블로거파? 다음 블로거뉴스 통해 만난 지인들이다. 주로 연륜 있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분들과 교류했다.

올블로그파? 여기는 블로그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생각 있는 열혈 블로거들이 많았다. 이분들과 뜨겁게? 교류했다.

IT개발자파? 일반 개발자로서는 알기 힘든 스타 개발자분들과도 교류가 있었다.

티스토리파? 이쪽분들은 순수하게 놀이로서 블로그를 즐기는 젊은이들.. 그래서 내 또래 친구 같은 분들을 많이 알았다.

다음 블로거뉴스 지인분들은 사회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계신 분들을 알고 가까이 지낸 영광을 누렸다. TV인간극장에도 나오신 블루팡오 사부님, 요리의 달인 맛짱님, 꽃과 식물의 조예가 깊으신 실비단 이모님, 교장선생님 은퇴하시고 나를 무척 아껴주셨던 청석님, 무엇보다 남아공에서 봉사로 행복을 주는 삶을 살고 계신 샛별님이 생각난다. 샛별님은 내가 블로거로 성장?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분은 오프라인 지인도 모르는 나의 온갖 고민을 다 들어줄 정도로 잘해주셨던 분인데 어쩌다 보니 다 연락이 끊겼다. ^ ^;

올블로그 통해 알던 지인분들은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열혈 청년분들이 많았다. 당시 대통령 선거가 겹쳐서 모두들 원하는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나도 그 열혈 블로거에 속해 많은 글을 올리고 댓글토론도 했다.

IT개발자 지인들은 일반 개발자라면 교류하기 힘든 스타 개발자분들과 교류를 했다. 최근에도 쟁쟁한 분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영광도 누렸다.

티스토리 지인들은 순수하게 블로그 자체를 즐겼던 분들이다. 사진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멋진 청년들이 많았다. 이 선남선녀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다.

당시 블로거 활동을 집착하다 싶이 열심히 하는 바람에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알기 힘든 다방면에 뛰어나고 사회적위치도 높으신 분들과 교류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블로그가 잘되는 것 이외에는 건강이 안좋아지는 단점이 생겨버리고 점점 귀찮아지는 바람에 하나씩 블로그 관리를 포기했다.

메타 블로그 관리 포기, 블로그 지인관리 포기, 그리고 블로그 포스팅을 뜸하게 하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내 블로그 댓글 달기도 힘겨워 한다. 역시나 점점 블로그 지인이 떠나간다. 내 블로그에 건조한 바람이 불고 바짝 마른 낙엽이 떨어진다. 그러나 아직도 잊지 않고 꾸준히 촌철살인 댓글 남겨주시는 지인이 한분 계시니 그가 바로 데굴님이다.

데굴님의 짦은 댓글은 항상 희미하지만 유쾌한 웃음을 짓게 했다. 데굴님이 어느새 결혼까지 하셨단다. 그래서 갑자기 옛날 블로그 시작할때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다. 오랜만에 데굴님의 방문과 그분의 결혼소식이 블로그에 대한 여러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인셉션의 '킥' 역할을 한것 같다. 데굴님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기원합니다. ^ ^

이쯤에서 그만 쓰려고 보니..내가 블로그를 2007년부터 지금까지 만4년이나 했다. 나는 트위터는 적응 실패했고 그나마 블로그가 나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도구이다. 블로그를 오래할 자신은 있다. 직장상사로서가 아닌 블로거로서 ARMA님도 생각난다. 알마님은 메스컴도 타시고.. 짦고 굵게 블로거로서 정점을 찍으시더니 미련없이 블로그를 접으셨다. 알마님은 지금도 같은 회사 상사로 부산에서 프로젝트 뛰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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