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캐나다 여행 (2010)

캐나다 여행일지 메모, Canadian

일단 간략하게 쓰고 나중에 제대로 올릴 예정.

에드먼튼의 생활은 지루했다. 켈거리, 벤프, 제스퍼, 에드먼튼의 2박3일 여행 루트는 환상적이었지만 에드먼튼은 조금 지루했다. 어느 캐나다인이 놀러왔을때 내가 에드먼튼이 조금 지루하다며 좋은데 좀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이 한마디에 모두가 뿜었다. "airport~" 공항 가서 다른곳으로 가라는 것이다. 다른 캐나다인은 내가 가지고간 여행책자에 에드먼튼 안내 페이지가 2페이지나 된다며 익살스럽게 놀라는 시늉을 했다. 이렇게 관광지로서의 에드먼튼은 조금 지루하다. 그러나 내가 벤쿠버, 켈거리를 가봐서 느낀것은, 만약 내가 캐나다에 정착한다면 에드먼튼에서 시작하고 싶다. 그만큼 에드먼튼은 평화롭고 아름다우면서도 큰 쇼핑몰도 있고 생활하기 좋을것 같았다.

내가 큰 맘 먹고 캐나다에 왔지만 에드먼튼이 지루하다고 했더니, 그래도 오빠는 현지 캐나다인과 많이 어울리지 않았냐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수긍이 갔다. 이국에서 유명 관광지를 보는것만이 여행이 아니고 현지인과 어울리는 즐거움도 여행의 목적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나는 동생 덕분에 Canadian 들과 대화와 식사를 하는 호사를 누렸다.

+ 동생 남자친구 마크
마크는 옛날 블로그에도 소개한적이 있다. 잘생겼고, 능력도 있고, 무엇보다 착하다. 근데 내가 여기서 마크랑 어울려 보니 마크가 너무 순수하고 착하다는 것을 더 실감했다. 내가 종종 듣는 얘기가 산골이 순박하고 순수하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마크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마크가 순수하고 착한 이유를 캐나다의 대자연을 보고 평온한 마크 가정 집을 방문하며 짐작하게 되었다. 캐나다의 웅장하고 평화로운 대자연을 보며 자랐고, 짐작할때 평화롭고 여유로운 가정에서 티 없이 자랐기 때문에 마크 같은 성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돈과 내 능력의 한계에 발버둥 치느라고 순박하면서도 계산적인데 반해 마크는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어 그런지 한없이 착했다. 마크네 아파트에서 하루 지내면서 요리도 먹고 게임도 하고 같은 개발자로서 얘기도 나누었다.

+ 이상하지 않은? 게이 커플
동생이 내 친구들이라며 한국 오는 친구를 픽업하여 하룻밤 잘 재워달라고 부탁을 한적이 있다. 그때 만난 친구들을 여기서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니 이들이 게이 커플이란다. 근데 얘기를 나눠보면 이상할것이 하나도 없었다. 착하고 유머 넘치는 친구들이었다. 한명이 영어 선생님이라 좋은 교육법을 추천받았다.

+ 성공한 한국인 형님
동생의 회사 동료로 우연히 같은 한국인임을 알게된 후 친남매처럼 친하게 된 오빠라고 한다. 이 형님과 분위기 좋은 맥주집에서 맥주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네이티브 영어, 멋진 차, 자상함, 멋진 매너, 예쁜 여자친구 정말 멋지고 본받고 싶은 형님이었다. 젊은 시절 군 제대 후 캐나다에 몇달 있다가 한국에 돌아가고 이제 대학교를 복학했는데 아니다 싶어 하루만에 때려치고 캐나다로 다시 건너와서 정착했다고 한다.

+ 마크네 부모님 초청 식사
캐나다인과 어울린 일중에 가장 추억이 되는 자리였다. 마크네 부모님과 동생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 초청을 받았다. 뭐랄까 그야말로 격식있고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캐나다 가정집에서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다.

마크 아버님은 유머와 카리스마가 있으셨고, 어머님은 온순하시고 자상하셨다. 마크 남동생은 전주에서 영어강사를 한적이 있다. 마크 남동생 와이프는 멋지고 아름다운 캐나다 여성이었다. 이들과 잠깐 집안에서 담소를 나누고 정원의 식탁에 앉아 캐나다식 식사를 하였다.

정말 외국 드라마에서 보는 가정집 정원에서의 이국적인 식사 분위기에 스테이크를 조심스레 썰며 먹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그 낯선 분위기에 어쩔줄을 몰라했다.

근데 이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준 주인공이 있었으니 마크 남동생 아들 '엘리엇~' 엘리엇은 돌지난 아기 인데 외국 아기나 한국 아기나 똑같은 것 같다. 하이~ 하이~ 하면서 애교를 부리는데 이 아기 덕분에 즐겁게 식사를 하였다.

+ 동생의 맨토 헤리 선생님
동생이 낯선 캐나다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셨다는 헤리 선생님을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듣기에 70대지만 건강하시고 재치가 넘친다고 하셨는데, 너무 재미있는 분이셨다.

헤리 선생님이 곧 오타와로 가야한단다. 왜 가시냐고 했더니, 다음달에 영국 여왕이 오타와를 방문한다고 하는데, 자기랑 만나기로 했다고 말씀하셨다. 뭐 이런식으로 재치있게 말씀하시는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내가 헤리 선생님처럼 유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소주, 소주" "캬아~" 하신다. 모두들 엄청 웃었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에드먼튼의 생활도 꽤 즐겁고 유익하게 보냈다. 처음 이곳 와서 이틀은 적응 기간 2박3일은 록키 투어 나머지는 Canadian과의 만남, 그 다음 일정은 벤쿠버 2박 3일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나 혼자 벤쿠버 가서 이틀 동안 좌충우돌 돌아다니기로 했다. 사실 막판에 얘기가 잘되어 벤쿠버의 아는 지인과 합류하기로 했다. 벤쿠버에서 나는 정말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조금 고생했지만 뿌듯했던 벤쿠버 여행은 다음 편에 올릴 예정이다.

- 사진은 모두 아이폰 저 해상도 사진...좋은 사진은 DSLR로 따로 찍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