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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칼럼

아이폰의 움직임은 김연아와 닮았다.

몇달전 노트북을 새로 사려고 했습니다.그때 맥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근데 친구가 맥북을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왜 좋냐고 물어보니 예쁘고 OS의 성능이 좋고등의 다소 두루뭉실한 장점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윈도우의 익숙한 많은 킬러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맥으로 옮겨 가기엔 뭔가 부족했어요.

그러나 저는 깐깐한 친구가 그렇게 극찬하는것은 다 이유가 있을것 같아 한번 저지르자 하고 맥을 샀습니다. 근데 맥에 막상 익숙해지니 정말 윈도우하고는 그 성능이나 움직임이 차원이 틀린거에요. 저는 친구에게 말하길, 마치 발달된 외계인이 쓰던 컴퓨터가 지구로 떨어진게 맥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맥을 만족하며 쓰고 있는 요즘 드디어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나왔습니다. 저도 사고 싶었지만 통신요금이 배로 뛰어서 살까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예전 맥을 살때도 긴가민가 했지만 결국 맥에 크게 만족했듯이 아이폰도 그 명성이라면 사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쓰던 블랙잭도 꽤 오래써서 바꿀때도 됐고요.

아이폰을 사고 5일정도 써봤습니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모든 디지털 기기가 아이폰 하나에 어느하나 부족한것 없이 완벽하게 구현이 되어서 경악할 정도였습니다. 현대판 전자 알라딘 램프라고 할정도로 온갖 전자제품의 기능이 아이폰 작은 기기에 온전하게 구현이 되어있습니다.    

디자인은 그 중요한 요소인 베터리를 희생할정도로, 디자인에 대하여 일관성과 철학을 갖고 구현했으니, 다른 제품과는 겉모습이 뭔가 틀려보이고 더 예뻐보입니다. 근데 저는 위의 장점 말고도 내가 맥을 썼을때부터 느꼈던 그 특유의 느낌, 그것을 아이폰에서도 느꼈기 때문에 아이폰을 대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맥에서 동일하게 느낀 그것은 '무엇을 하든' 끊기지않는 부드러움 입니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어떤 프로그램이 작동하거나 종료할때 등의 이벤트 작동과 전환이 너무도 부드럽고 세련되게 연결된다는 것 입니다. 이벤트 전환중에 느려지거나 뚝뚝 끊기거나 비정상 종료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 부드러운 흐름은 심지어 음악이 종료될때도 일관성을 보이는데요. 음악이 종료될때 뚝 끊기듯 바로 소리가 끊기질 않고 서서히 사라져서 거부감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폰에 더해진 부드러운 기술은 터치감입니다. 맥계열의 부드러운 처리 기술이 손가락 끝의 터치에서 궁극의 경지로 발휘된듯 합니다. 터치의 손맛때문에 아이폰을 더 자주하는것 같습니다. 이런 부드러운 이벤트 처리가 어떤 느낌인지 이해가 안되신다면, 김연아의 움직임과 김연아가 아닌 선수의 움직임을 생각하면 아하~하고 이해가 되실겁니다


잔뜩 긴장되고 힘이들어간 윈도우의 뚝끊기는 움직임에 비해 아이폰과 맥의 움직임은 김연아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일치합니다. 이런 부드러운 움직임 처리가 보통 기술력으로는 힘들텐대, 아이폰과 김연아는 잘도 해냅니다. 김연아는 원래 타고난 재능에다가 치열한 노력 끝에 궁극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완성했을 것인데, 그렇다면 애플의 부드러운 처리 기술도 천재들의 치열한 기술개발의 산물일까요. 아이폰을 다룰때마다 애플의 신기한 기술력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강점은 많습니다. 저 위에서 빼먹은 장점중 하나가 무수히 다양하고 창의적인 앱들이죠. 그리고 앱스토어 통한 새로운 유통구조는 개발자인 저에게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보통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것은 세련된 디자인, 수많은 앱들을 얘기하지만, 저는 아이폰 궁극의 부드러운 이벤트 처리가 인상에 남는군요. 마치 김연아의 우아한 몸짓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아이폰의 움직임은 김연아의 움직임과 닮았습니다.


덧1) 이 글은 순수 아이폰 메모장에서 작성하였다. 가로로 타자치면 오히려 전에 쓰던 블랙잭보다 더 편하게 써지는 것 같다.
덧2) 아이폰의 기능은 정말 신천지라 할정도로 막강한데 AS는 불만이 많은것 같다. 오늘은 오줌액정 얘기를 듣고 내 아이폰도 확인해보았는데 나도 약간 누리끼리~ 한것도 아닌것도 같다. 근데 신경쓰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