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짧게 쓰기/칼럼

상식이 약간만 통하는 불편함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치인들이나 방송 캠패인에서 많이 들었던 고리타분한 문장이다. 사회와 사회인들이 법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고 예의를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고리타분하지만 바람직한 이상향일것이다.

문득 나는 우리나라 몇십년 살면서 상식이 얼마나 통하는 사회를 살았는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니 상식이 안 통하는 사회에 살지는 않았다. 나는 생활에 크게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불편함을 감수할정도로, 상식이 어느때는 통하고 어느때는 안통하는 적당한듯 하면서 약간은 불편한 곳에서 생활을 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프로젝트 일정 측정에서 상식이 들 통하는 경험을 했다.

보통 프로젝트 일정 측정은 이렇게 해야하지 않을까.

기획자와 현업이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베스트 기획을 작성했다. -> 실무 개발자가 이 기획이 몇달 걸릴지 측정한다 -> 3달 걸린다 -> 3달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는,

개발 비용상 개발자는 두달만 일할수 있다. -> 기획자와 현업이 개발자 일정에 맞춰 두달동안 일할 분량의 기획을 작성한다 -> 두달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두가지 방법이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인 프로젝트 일정 측정방법일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베스트 기획을 만들고 -> 일정은 최대한 압축하여 Fix 하고 -> 개발자는 어떻하든 이 일정에 베스트 기획으로 개발해야하는.. 이런 과정으로 개발하곤 한다.

이 상황에 대하여 옛날보다 지금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상식적이지 않는 관습은 계속 이어진다.

이번에 내가 했던 일도 위와 같은 상황이라 나는 정해진 일정에 베스트 기획을 구현하느라 진이 빠지는 경험을 했다.

투덜거리기만 하기엔 나도 잘못하기도 했다. 프로젝트가 이렇게 흘러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로 어필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주처는 그냥 겉으로 볼때 이정도 기능이면 이정도에 개발할 것이라고 쉽게 보고 쉽게 일정을 잡았을 것이다.

프로젝트가 시작하기전에 미리 적극적으로 내 입장과 적당한 일정을 주장했어야 했다. 그러나 내 주장을 쉽게 말하기도 어렵다. 이번 일정 압축 경험에 대하여, 이런 상황이 있다라고만 정리할수 있고 해결방법은 정리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