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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리뷰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 를 읽고 (기술지향 에서 관계지향으로)

책제목만 봐서는 그냥 어느 한 개발자가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썼나 싶었다. 그런데 책 내용을 조금 보니 '월화수목금금금' 의 서글픈 개발자의 현실과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 같아서 이거다 싶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표현 그대로 정말 '대박' 인책을 또 건졌다며 감탄했다. 지은이의 다양하고 깊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주옥 같은 지식들은 '진대제-열정을 경영하라'처럼 깊었고, 애매모호한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언들은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처럼 당장 쓸만했다.

지은이는 1부 생존편에서 IT업계의 현실을 조목 조목 짚는다. ‘월화수목금금금인’ 프로젝트에 목을 맡긴 피곤한 현실, 70년대 교실처럼 다닥다닥 비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같이 일해야 되는 열악한 사무실, 고객, 요구분석가, 개발자, 영업담당자와의 심각한 의견차이 등의 내가 실제로 겪었던 현실들을 짚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런 문제들이 조금은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을 알수 있을까 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2부 정진 편에서는 개발자 개인의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잘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개발 생산성 혁신,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 등의 방법 외에 인상에 남았던 것은 지은이가 소프트웨어 개발 잘하는 방법으로 내가 주목하고 있는 eXtreme Programming을 소개한다 는 것이다. 지은이가 XP를 개발 잘하는 방법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XP가 개발을 잘하는 구체적인 방법(테스트 주도 개발, 짝 프로그래밍, 지속적인 소스 통합)을 제시하고, 단순히 기능의 구현에만 신경 썼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XP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고객과 관리자와 개발자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관계지향 방법론이기 때문에 지은이가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부재에 따른 프로젝트의 각종 위기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3부 도약 편에서는 프로젝트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일단 프로세스를 중요시 하면서 프로젝트 전반부에 확고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동료들의 지속적인 관리와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나갈 때도 항상 위험을 대비하라고 한다. 그리고 실패를 통해 배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지은이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은이는 탄탄한 기술, 훌륭한 솔루션보다도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고객 중심의 프로젝트, 훌륭한 PM 만들기, 드림 팀 만들기, 성실한 개발자 채용하기 등의 내용에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기술/솔루션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한다. 프로젝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 들이 잘 조화를 이뤄서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일 수 있어야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급 기술과 술루션 활용법만을 중요시 했던 나의 좁은 시야를 넓힐 수가 있었다.

4부 비전에서는 IT전문가로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4부를 관심 깊게 읽었다.왜냐면 개발자라는 직업으로 60대 까지도 일하고 싶은데 현실은 당장 40대까지 일하기도 불투명한 현실에서 고급 전문가로 성장하는 별도의 방법이 있을까 라고 계속 고민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늙어서 까지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도 '개발자->PM->관리자'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길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아무리 지은이가 훌륭해도 한 명이 IT계의 보편적인 현실을 뒤엎는 특별한 길을 알려줄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래도 고급 전문가로 성장하는 길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여러 좋은 조언 들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이렇게 읽고 나서 책 내용 하나하나가 속이 알찬 탱탱한 과일처럼 꽉 차서 개발자 동료들 이나 후배들한테 많이 추천해주고 싶다.무엇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여러 경험을 많이 쌓고 글을 많이 써봤기 때문에 우러나오는 지은이의 깊은 지식에 감명받았다. 이런 분들이 많이 나오고 나도 지은이처럼 되어서 '월화수목금금금'의 개발자 현실을 바꿔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
오병곤 지음/한빛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