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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2010년, 어느 그래프를 그리다. 이 단순한 그래프를 처음 머릿속에 그린 것은 수영 배울때였습니다. 내 생애 이렇게 치열하게 열심히 노력한적이 있었던가 싶었습니다. 할머니보다 못해서 할머니보다 뒤에 섰던 꼴찌시절, 3개월동안 새벽5시 일어나 열심히 다녔습니다. 물에 안떠서 발버둥 치던 시절 누가 이기나 해보자 나 꼭 해낼꺼다 하던 시절 그래도 끝내 안되던 시절. 그런데 기적같이 3개월 마지막날 물에 뜨던날, 그 이후 내가 왜 수영배울때 이렇게 고생했지 싶을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고, 어느날 이 그래프를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안되도 노력 끝에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그 시점을 뚫으면 실력이 폭발적으로 느는구나~ 이 그래프는 프로젝트 할때도 많이 떠올랐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때는 미적미적 되다가 어느순간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거죠. 오늘.. 더보기
백화점 꼬마때 나는 나의 삶이 가난한지 풍요로운지 몰랐다. 그냥 먹고 자고 씻는 것이 좀 불편했고, 이런 생활이 당연한줄 알았다. 물건을 사는 곳은 동네 허름한 시장이 전부인줄 알았다. 어느날 엄니가 외출준비에 공을 들이시더니 동생과 나를 데리고 어느 으리으리한 건물로 갔다. 생전 처음보는 화려한 조명, 화려한 물건, 무언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사람들, 그곳은 백화점이었다. 엄니는 10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들고 다니셨지만, 물건 살 생각을 안하셨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셨는지, 이거 얼마에요~ 수표계산이 되나요~ 안된다고 하자 차라리 잘됐다는 표정으로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우리를 데리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그때 처음 무엇인가 느꼈다. 우리가 잘살지는 않구나. 엄니는 우리를 데리고 저 중산층 이.. 더보기
크리스마스 면회 (2010년) 친구야~ 크리스마스때 뭐하니~ "아 뭐..치맥(치킨 맥주)이나 먹고 미드 보던거 끝장을 보면서 크리스마스가 빨리 가기를 소원해야지~" 크리스마스의 나는 애인의 면회 호출을 받고 달려나가는 동기를 물꾸러미 바라보는 군인과 같았다. 나는 그 외로운 군인보다는 더 나은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때는 외출을 하지 못했다. 올해도 무덤덤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때 푹 쉬리라 생각하던때~ 좀 친하게 지내는 옛날 여자 직장동료가 크리스마스때 할일 없으면 부모님 선물 사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건어물남에서 스타일남으로 변신을 해야 하지만 옷을 입고 보니 어설프다. 크리스마스 강추위가 오늘 외출을 더 어설프게 한다. 오늘은 뭐든지 어설프다. 전철안에 화려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과 젊은 남자들은 틀림없이 애인을 만나러 가.. 더보기
청양고추, 엉뚱한 실험 결과 점심을 먹은 나는 잠깐의 기분좋은 나른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서서히 조여오는 내 몸의 변화를 안다. 내 몸은 곧 늪속에 빠질 것이고, 물속에서 첨벙질 하겠지만, 아무리 애써도 그 상황을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것이다. 역시나 눈과 머리가 통제를 잃어간다. 키보드위에 놓인 손에 힘이 풀린다. 이 상황을 나는 분명히 인식하지만 헤어나오기는 힘들다. 결국 꾸벅 꾸벅 머리가 흔들린다. 혼이 뺏기는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1시에서 2시 사이 나는 몰려오는 낮잠을 이겨내기는 몇십킬로 역기 드는것 보다도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일과중에 점심 먹고 조는 행동은 다른 팀원이 보기에 좋은 행동도 아니고, 어쩔수 없이 졸고 나면 머리가 띵하니 기분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떻하면 묵직하게 덮쳐오는 낮잠을 물리칠수 있.. 더보기
음악의 Geek 수퍼스타K2 김지수씨 수퍼스타K2 김지수님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지수씨보다 10살정도 많은 그냥 아저씨 입니다. 김지수씨 탈락 방송을 보고 그 여운이 지금까지 남아 끄적여 봅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TV와 노래로부터 멀어지더군요. 그런데 수퍼스타K2를 보면서 예전에 음치지만 노래를 좋아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퍼스타K2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퍼스타K2 참가자와 나를 '동일시' 하는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누구나 옛날 노래방에서 폼나게 노래 부르던 추억을 가지고 있으니깐요.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노래를 좋아하고 열정도 있었지 라는 옛 추억을 떠올릴것입니다. 저도 그런 재미로 수퍼스타K2를 봤습니다. 어느날 김지수씨 제주도 예선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 높고 맑고 깊은 음색에 감동받았습니.. 더보기
스트레스 청정 팀을 기념하다. 내 구체적인 날짜까지도 기억한다. 2010년 8월 21,22일 주말은 그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불편했다. 마치 찜질방 안이 더워서 밖으로 나오고 싶은데 밖으로 나오지 못한 상황과 비슷했다. 너무 덥고 습하고 불쾌했다. 그때의 더움은 그 불쾌함과 불편함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캐나다의 더운 날씨는 신기했다. 온도가 30도로 덥고 따갑기는 한데, 잠바를 입어도 되고 벗어도 됐다. 너무 신기했다. 날씨가 참으로 깔끔했다. 고온건조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처음느껴보는 이런 더운 날씨가 상쾌하고 날씨는 밝으니 기분도 좋아졌다. 캐나다의 더운날씨는 그때만 덥고 그늘진 곳에 가면 금방 시원해졌다. 옛날에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들 받을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상황이 충분히 스트레스 받을 환경이었고.. 더보기
늙은 백구와 오래된 친구 1. 나는 개다. 하얀털을 가졌다. 사람들은 나를 백구로 부른다. 나는 2002년도에 태어났다. 처음 주인님에게 입양 되었을때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존재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고 그 사랑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주인님과 가족들은 나를 끔찍히 예뻐해 주셨다. 내가 강아지였을때 주인님은 한창 연애를 했다. 주인님의 여자친구도 나를 예뻐했다. 우리 셋은 공원을 자주 산책했다. 어린생명에서 젊은생명으로 뻗어나려는 그 에너지를 주체 못해 나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주인님과 추억을 쌓았다. 나는 어른이 되었다. 듬직한 개가 되어 주인님과 가족을 지켜주었다. 이제는 주인님의 발자국만 들어도 주인님의 기분을 짐작하게 되었다. 지금 늘어지는 발자국은 안좋은일이 있구나, 힘이 느껴지는 지금 발자국은 즐.. 더보기
잡담, 개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데 6월달에 우리 엄니 모시고 캐나다에 몇주 머물기로 했습니다.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 여동생은 캐나다에 거주합니다.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도 프로그래머 입니다. 이번에 캐나다 가는것은 여동생의 졸업식 참석과 남자친구 집안과의 인사, 그리고 장기적으로 남자친구 통해 기술이민 가능성도 알아보고, 난생처음 해외여행 통해 시야를 넓히는것도 있는등 캐나다에 가서 많이 얻고 올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안되는 영어 공부 꾸역 꾸역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고요. 예전에는 회사일이 벅차 다른 프로그래밍 공부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공부가 의외로 잘되고 있습니다. 일단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책을 그대로 실습하고 있으며, 두책 다 1/2를 넘겼습니다. 4월달까지 책을 다 보는게 목표입.. 더보기
명동을 떠나며, 두 직장동료의 선물 직장생활은 온갖 경험과 함께 장소에 대한 추억도 남겨준다. 강남은 신입때 좌충우돌 사람과 일에 적응하려고 애쓴 기억, 여의도는 멋있는 셀러리맨들에게 압도당하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목동은 이제 평범한 직장인들과 동화된 느낌, 그리고 잠실은 극악의 교통과 업무량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나에게 직장생활의 추억은 그 지명을 생각할때 저절로 그려지곤 한다. 처음 명동에서 일할때 나는 상상했다. 지금 서 있는 이곳 명동을 떠나면 나는 명동을 어떤 이미지로 상상할까. 나는 생각외로 많은 업무량과 높은 업무 난이도에 당황하며 혼자 저녁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명동 거리를 걸었다. 멋지고 화려한 젊은이들을 보니 왠지 기분이 들떴다. 그러나 나에게 명동도 왠지 고생의 이미지로 남을것도 같았다. 6개월.. 더보기
어설픔의 독성 오랜만에 예전 회사 후배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너무할 얘기가 많아 대화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할 얘기가 없어 종동 대화 진행의 어려움을 느끼는 나는 이 상황이 신기했다. 그만큼 반가웠고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중에 대화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설픔의 대가'란 비슷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다. 근데 이 주제를 한번 블로그에 정리해도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예를들어 나한테 잘해주고 나를 생각해주는 듯 했던 사람이 있었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알게 모르게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었다. 천부적으로 착한사람은 원래 좋은 사람이니 안심해도 좋고, 한눈에도 확실히 보이는 나쁜 사람은 미리 방어를 할수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어설프게 착한척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을 가려내지.. 더보기
부산 장거리 여행 (차와 아이폰등의 물건에 대한 생각) 가장 친한 친구의 부름은 내가 보고싶기에 불러서 기분이 좋지만, 가끔 가기 싫을때 불러서 귀찮기도 하다. 나는 편하지만 나쁜 친구와 귀찮지만 좋은 친구 사이에서 고민했다. 결국 좋은 친구가 되기로 했지만 이미 갈까 말까 고민했던 나는 온전히 좋은 친구는 못 되는 것 같다. 부산까지 간다. 친구의 차를 타고 빠르게 질주한다. 얼마전까지 폭설 앞에 무력했던 차는 그때의 질퍽함을 잊고 빠르게 질주한다. 그러나 아무리 빠르게 질주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아무리 좁더라도, 서울 부산 도로 길은 까마득하게 멀고 지루하게 오래 걸렸다. 요즘 나는 차에 관심이 많다. 차 바깥의 풍경 보다는 도로의 수많은 차에 눈이 간다. 나에게 차는 먼저 내가 살수있는 차와 내가 살수없는 차로 나눈다. 내가 살수있는 차는 또 멋이 없지만.. 더보기
새해 평창 송어축제 여행 (실수투성이로도 얻는 즐거움) 저번 크리스마스 연휴는 삼일내내 아이폰 셋팅 하느라고 폐인상태였습니다. 덕분에 아이폰을 잘 쓰는 방법은 알았지만, 그 황금주말을 폐인상태로 보내니 허탈합니다. 아무리 아이폰이 내 여자친구고 나는 여자친구랑 크리스마스를 보냈다고 위로해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씁쓸했던 성탄절 연휴를 이번 신정 연휴에 만회할 기회가 생겼어요.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이 신정때 평창에서 모이기로 했거든요. 원래 처음 가고싶었던 스키장은 예약을 못해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나들이 하는게 어딘가 싶었습니다. 진부터미널에 도착, 친구들과 식사를 하며 무엇을 할꺼냐고 물어봤더니 여기 송어축제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낚시해서 한사람당 최소 다섯마리는 낚자고 다짐했는데요. 이 다짐이 엄청난 허풍이 되어버렸어요. 송어축제터는.. 더보기
처음엔 생소했던 배치팀 풍경 나는 처음에 들어간 회사가 금융SI회사라 보니 금융쪽의 경력을 계속 쌓고 있다. 나는 금융쪽의 경력이 왜 좋은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왜냐면 내가 겪은 금융쪽 일들은 정형화 된 일들이라 창의적인 개발을 하기 힘들고, 이쪽 계통이 보수적이라 최신 기술 보다는 안정된 기술을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가 겪은 금융 프로젝트나 은행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엄격하고 컴퓨터 보안도 엄격하게 적용하여 여러가지 불편한점이 많다. 그래도 좌우지간 이쪽 경력이 좋다고하니 좀더 경력 쌓아보고 아~ 이래서 금융 경력을 인정해주는구나라고 실감나게 느끼게끔 뭔가 금융의 핵심 업무와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은..많이 한다. 어디든 마찬가지로, 금융쪽에서도 여러가지 분야가 있고 나는 인터넷 뱅킹쪽을 경험 했다. 근데 지.. 더보기
방문자 100만 돌파, 날로 먹은 듯 하지만 그래도 기념삼아. 요즘 블로그를 방치하면서도 은근히 의식하는게 있었다. 블로그 카운트가 100만을 향해 더디게 올라갔다. 나는 이 즈음에 제대로 포스팅 하나 올려서 블로그 카운트를 확 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그냥 지켜보았다. 그럼에도 카운트가 결국 100만이 넘었다는 것은 내 블로그가 아직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나는 항상 블로그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끊임없이 다짐은 한다. 그 이유는 나의 글쓰기 실력을 꼭 살리고 키워야지 내가 산다는 취미생활을 넘어선 일종의 의무감 때문이다. 내가 남과 비슷하거나 그나마 경쟁력이 될까 말까할 두가지 재주, 프로그래밍과 글쓰기는 내가 거친 세상을 이겨내고, 평생을 겨우 먹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되야 한다. 앞으로 내가 10년은 프리를 뛰던 회사를 들어가던 I.. 더보기
마음수련 11월호에 실린 내 작은 사연 (사랑, 일터를 살리는 힘) 메일을 확인한다. 메일 확인은 심드렁할수 밖에 없다. 광고메일과 스팸메일이 99%인 메일 확인은 재미없는 일이다. 어느날 광고, 스팸메일 사이에 잘못하면 놓칠뻔한 메일 하나를 발견했다. 마음수련이란 잡지사 기자라고 하는 분이 내 블로그에 올린 어느 글을 보고 잡지에 올리고 싶다고 한다. 이게 왠 즐거운 이벤트 인가~ 나는 기뻐하며 당연히 내 사연을 써도 된다고 얘기 했다. 기자님이 관심가진 내 블로그의 그 사연은 '싱글벙글 개발자, 내가 느낀 최고의 동료애'란 글이다. 마음수련 11월호 특집기사가 '사랑, 일터를 살리는 힘' 이라는 주제이다. 일터가 힘든 이유는 대부분 사람 때문이다. 그러나 고되고 힘든 일터에서도 희망과 즐거움을 얻는 것은 역시 사람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의 '사랑'이 거칠고 힘든 환.. 더보기
열정은 왜 천상 싱글스레드로만 작동할까. 종이로 썼으면 몇장을 찢었을 일이다. 백수였다가 다시 일을 시작 한 뒤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겨우 블로그에 글쓰기 하면서 그 명맥을 이어 왔다. 그러다가 2주를 건너 띄었다. 이거 큰일났다. 오늘은 꽤 구독자가 솔깃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근데 꿈쩍도 않는 바위를 미는 것처럼 글의 완성을 위한 생각이 작동하질 않는다. 백수생활 4개월동안 최적의 상태로 만들었던 글쓰기 감이 무뎌졌다. 백수생활 특히 책쓰기에 도전하며 다듬었던 이 글쓰기감을 꼭 유지하고 발전시키자고 다짐했지만 나의 게으름에 무뎌진 느낌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내가 그동안 꾸준하고도 어렴풋이 느낀 바인데, 사람을 어느 한 분야에 최고로 열심히 몰두하게 만드는 '열정'이란 특급 상태가 오직 한 방향으로만 작동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명제.. 더보기
엘로스톤 연대기, 그 광활한 계곡(2) + 이글을 처음 읽으시는 분은 엘로스톤 연대기, 그 광활한 계곡(1) 를 먼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 + 줄거리 : 거대하고 거친 엘로스톤의 라마계곡에는 주인을 자처하는 드루이드 종족과, 소수민족인 주인공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를 깨는 야만스러운 슬로프 종족의 공격에 드루이드 종족은 흔들리고 있었다. 라마계곡에 살기가 감싸기 시작하고..드디어 슬로프 종족의 공격이 임박하는데.. 6. 드루이드 종족의 갓 소년티를 벗은 청년이 입술을 파르르 떤다. 죽음의 공포가 그들을 미리 공격하고 있다. 드루이드 종족의 배가 되는 슬로프 종족이 슬금 슬금 포위망을 좁혀온다. 좁혀오는 슬로프 종족에게서 무수한 공포의 살기가 느껴졌다. 나는 드루이드 종족이 도망가길 바랐다. 그러나 드루이드 종족은 나름의 진형.. 더보기
내 일터에서 필요한 관심 기술들 새로 일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마치 신입처럼 빠듯하게 일했습니다. 4달 쉬고 일한대다가, 몇년동안 같이 일한 팀원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해지고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온통 회사일에 적응하는데 내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사실 더 큰 이유는 여기서 해야할일이 내가 많이 경험하지 않은 일들이라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일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신입처럼 열심히 일하다보니 신입때 뭐든지 호기심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던 그때로 돌아가는 효과도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신입처럼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잘 할수록 바로 내 밥벌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백번 대의를 강조하는 것보다 한번 그 이익을 체감해보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내.. 더보기
엘로스톤 연대기, 그 광활한 계곡(1) 1. 실눈을 떠도 힘들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쳤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사각사각 눈속에 발이 묻힌다. 나는 남편과 함께 정상에 서서 엘로스톤을 응시했다. 그 광할한 엘로스톤은 너무도 넓어서 이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 전부라는 아늑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겨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 전부에 날선 칼같은 눈보라가 몰아쳤다. 인내의 계절이다. 다행히 내옆에는 남편이 있다.남편은 엘로스톤의 거침을 잊게 해주는 부드러움과 자상함을 갖고 있다. 그와 함께라면 거친 엘로스톤에서도 두려울것이 없었다. 2. 엘로스톤에서도 라마 계곡은 양지 바른 곳이고 물이 있고 훌륭한 사냥터이다. 이곳은 드루이드 족이 장악하고 있다. 드루이드족은 강한 신체조건과 강력한 조직력을 갖춘 라마 계곡의 지배 종족이다. 남편과 나는 엘로스톤 라마.. 더보기
에반젤리스트도 어려운 일이구나. 최근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1차업체와 개발자를 연결해주는 '2차 업체'와도 약간의 인연을 맺게 됐다. 단순히 소개와 돈만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차업체 인터뷰 볼때 유쾌했던 이유는 사장이 30살이고 과장이 28살이었기 때문이다. 거외 TV에서 종종 보던 똑똑하고 패기넘치는 엘리트 젊은이 같은 이미지 였다. 이런 순수하고 젊은 회사가 거친 SI업계에서 크게 될것인지 지켜보는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젊은 사장님이 나홀로 파견나가기전 당부하시기를, 그냥 프리로 돈받고 하는일만 하는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 입장이 되서 우리 회사 기술과 산골대리님의 기술을 그곳에 널리 전파하여, 우리회사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애반젤리스트'가 되어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는 애반젤리스트는 또 무슨 용어인가 궁금했다. 알.. 더보기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설은 것과의 적응 중 5년내내 같은 팀원들과 일하다가, 회사 그만두고 백수생활을 몇달 한것이며, 이번에 새로운 곳으로의 첫 출근을, 나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고 표현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구본형님의 유명한 자기계발 책 제목과 같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표현은 나도 이런 급격한 환경 변화를 통해 뭔가 발돋움 해보려고 했다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와 비슷하다. 4달동안의 백수생활 끝에 다시 회사 출근 했을때, 나는 생활리듬하고 코딩감각 되살리는데 꽤 시간이 걸릴줄 알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생활리듬은 내가 백수 생활 습관을 일정하게 유지했기 때문에 금새 적응되었고, 코딩감각도 금방 적응이 되었다. 사실 코딩감각도 글쓰기 감각처럼 적응하는데 꽤 걸릴줄 알았는데 금새 적응되는것이 꽤 의아했다. 생각해보니 매일 글쓰기 라는 얘.. 더보기
성주산 청설모는 맥북을 좋아해요? 저는 길고 긴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6월달은 집에서 하루종일 글을 쓰던 날들이었습니다. 오로지 글쓰기만 하던 날들이라 나중에는 나에게 이런 날들이 있었구나~ 하며 아늑한~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 글은 쉽게 써지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6월의 그날도, 점심을 먹었더니 엄청난 식곤증이 몰려오고, 날은 덥고, 문장은 생각나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동네 뒷산 공기좋고 시원한 성주산으로 가서 일하는거야~' 성주산은 부천의 유명한 산 입니다. 뒷산이라고 하기엔 좀 크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라기에는 작은 산입니다. 최근에 매일 아침마다 성주산을 타면서 머리와 호흡기 계통이 상쾌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성주산에 가면 글도 잘 써질것 같았습니다. 그날 오후 3시에.. 더보기
우리집 기왓장에 갇힌 길고양이 새끼 유인 작전 우리동네는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왠만한 고양이 울음소리는 고양이가 우나보다~ 하고 넘어가요. 처음 새끼 고양이가 울때도 새끼가 엄마 찾나보다~ 하고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새끼 고양이는 전혀 멈출 기색도 없이 하루종일 우는 겁니다. 그래도 저는 남 코고는 소리나 동물 울음소리에 둔감한 편이라 그럭저럭 참을만 했습니다. 근데 다른 동네 주민은 많이 짜증이 났나 봅니다. 고양이는 둘째날에도 계속 울었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린것 같습니다. 근데 새끼가 엄마 없이도 꿋꿋하고 씩씩하게 짖어대는 모습이 참 대단하구나~ 하며 고양이의 생명력에 감탄했어요. 하지만 지금 새끼 고양이 칭찬할때가 아닙니다.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 짜증이 납니다. 바로 그때 걸걸하고 거친 목소리를 가진 아저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더보기
도봉산 등산 후기 (비오는날의 등산) 등산을 하고 느낀 좋은점은 산속의 공기가 맑고 맛있어서 마음껏 숨을 빨아드릴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속에 공기는 탁하고 뭔가 불순물이 섞여 있는 느낌에 마음껏 숨을 빨아드리지 못했거든요. 등산 시작하기전에는 잠깐 기관지염에 걸려 있었습니다. 근데 산속에 숲을 거닐자 바로 기침이 멈추었어요. 목에 퍼지는 상쾌함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도시 먼지 가득한 집에 돌아오자 바로 기침이 나와요. 그때 등산은 무조건 가야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처음 설악산을 간뒤에 2주동안 등산을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탁한 공기에 시달린 몸이 시들해져가는것 같습니다. 나 혼자서라도 서울 근교의 도봉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전에 나를 등산의 세계로 이끌어준 레져맨~ 친구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어봤어요. 고민하더니 같이 간다고 합니다.. 더보기
설악산 1박2일 비박 종주 후기, 1박2일 야생 체험 “거친 숨소리가 귀에 울렸다. 거친 숨소리는 내 입에서 나왔다가 다시 내 귀에서 거칠게 울렸다. 눈 앞에는 드 넓은 광경이 펼쳐져야 하는것과는 다르게 빨간 철제계단이 눈 바로 앞 80도 경사각으로 까마득하게 도열했다. 한발을 디딜때마다 10Kg이었던 배낭의 무게는 배수로 늘어나서 어깨의 통증은 깊은 불기둥으로 점점 빠지는 듯 했다. 허벅지는 떨리고 무릎은 신경이 끊어지는 느낌을 전한다. 종아리의 무수한 신경이 생전 겪어보지 못한 중력의 압박에 비명을 지른다. 내 몸의 모든 근육과 뼈와 신경들이 니가 왜 나서서 우리들에게 이 고생을 시키느냐~ 며 고함을 지른다. 나는 겨우 답한다. 내 몸의 모든 것들아~ 화내지 마라~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지? 나도 괴롭다. 내 앞의 철인이며 축지법.. 더보기
칼의노래 통해 그려본 고인 노무현의 고뇌 국민장 기간 동안 눈물이 나를 괴롭혔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대통령제가 미국처럼 연임제고 대통령 노무현에게 다시한번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때는 정말 고인의 이상과 원칙을 제대로 실현할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년의 성공실패 좌충우돌 대통령 경험과 본래 그분의 역량과 원칙과 이상이 뭉쳐서 그때는 정말 대부분의 국민이 사람다운 세상에 살고 있구나~ 라고 만족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묻혀지고 과소평가됐던 고인 노무현의 재 평가가 국민장동안 수많은 UCC와 사연으로 밝혀지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이 가버렸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국민장 기간중에 문득 ‘칼의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칼의노래는 이순신 장군 시점에서 그분의 고뇌를 진중하고 시같은 문장으로 표현한 .. 더보기
노 전대통령의 서거와 우리의 이념싸움을 생각하며 잠깐 노 전대통령님이 서거하셨다는 소식을 처음들은 토요일 아침, 나는 마음 깊숙히 우러나는 슬픔을 느끼진 않았다. 해외토픽은 해외토픽 감인데 특히 쇼킹한 충격적인 사건이구나~라며, 마치 한발짝 물러나 사태를 관망하는 관찰자 입장에서 노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지켜보았다. 서거하시던 주말은 마치 느린배의 움직임처럼 더디게 갔다. 더디게 가는 시간동안 도깨비 방망이 맞은듯한 방송국의 정신없는 움직임과 정부인사들의 반응과,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엄청난 추모 열기를 차근차근 지켜보아서야 나도 마음속에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보수 정부인사들의 추모현장 통제와 조중동의 비아냥 기사와 수구꼴통 조중동을 찬양하는 자들의 악에받친 악플을 보며 분노했고, 몇십만 시민들의 추모열기와 그 시민들의 눈물을 보며 나도 뭉클한 기분을 .. 더보기
외할머니께 배운 장례절차 외할머니께서는 아흔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소, 설겆이 궃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직접 하실 정도로 정정하셨다. 그래서 설마 그 병에 걸릴지는 가족, 친척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갑자기 대장암에 걸리셨다는 통보를 받고 외할머니는 사실 이런 모습으로 살아계시는것이 더 안타까울정도로 고생하고 계셨다. 설악산에 놀러가던 전날이었다. 외가집에 계시던 외할머니께서 우리집에 오셨다. 아이고..아이고..하며 이불에 누워 계시던 외할머니는 아픈몸을 이끌고 내방앞으로 기어 오셨다. “아가야..어디 놀러간다고..할머니가 만원밖에 없어 그러니 이거라도 받고 잘 놀다오거라..”하며 만원을 건네주셨다. 내가 용돈 드려야할 입장에서 사실 어이가 없어 퉁명스럽게 “아따~ 할머니 됐어요~” 했지만 결.. 더보기
설악산 1박2일 비박 종주 준비를 앞두고 황금연휴 잘 쉬고 계시는지요. 어디 경치좋은 곳 놀러갈 계획 세우신 다음 지금은 이미 놀러가셨을것 같습니다. 섬도 가고,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꽃구경도 가는 등..적당한때에 우리에게 주어진 황금연휴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일하고 계실 직장인..특히 IT개발자분도 계실것 같습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ㅠ.ㅠ; 최근 1년가까이 수영에 빠져있습니다. 하루종일 펠프스와 박태환처럼 역영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수영은 마음놓고 빠져도 될만큼 만능우유 같은 운동입니다. 근력운동도 되고 심폐기능도 높여주고 부상위험도 적고 물위에서 생존율도 높여주며 사실은..수영복입은 예쁜 아가씨들도 보게됩니다. ^ ^; 수영은 이렇게 여러가지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라고 하긴 그렇고 이점을 보완하면 더 좋다는 것을 알았습.. 더보기
내가 어른,아저씨 임을 기분좋게 느낄때 나이가 들어도 정신상태는 어린애인 사람을 피터팬 증후군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와 제 주변의 친구는 피터팬 증후군 까지는 아니지만 아직 어린 마음과는 달리 나도 모르게 아저씨가 됨을 안타까워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이와 사회에서 규정짓는 나이의 괴리감이 큰것에 혼란을 겪고는 합니다. 어렸을때는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었더니 어렸을때가 그렇게 그리울수가 없습니다. 젊고 화사한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이들과 동등하게 어울릴것 같지만 그들 앞에 서있으면 칙칙한 아저씨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뿌듯하게 느낄때가 있음을 떠올리면 위로가 됩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뿌듯하게 느꼈던 처음은, 한창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 왕성하던 사원 초년생 일때였습니다. 어느날 담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