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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개발자로서 행복하기 위한 첫걸음

중요한 고비를 넘겨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 프로젝트 개발자들을 상대로 ‘웹2.0의 실체’라는 주제로 세미나 발표를 하고 있었죠. 그때는 마무리로 참고 서적을 잠깐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시맨틱웹 : 웹2.0 시대의 기회’ 와 ‘정유진의 웹2.0 기획론’ 이란 책을 참고하여 세미나를 준비했습니다. 개발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면서 시맨틱웹 : 웹2.0 시대의 기회는 철학적이고 교양적인 관점에서 웹2.0을 설명하는 책이고 정유진의 웹2.0 기획론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무적인 책이라고 소개했는데, 만약 내가 두 책 중에 굳이 하나만 추천한다면 정유진의 웹2.0 기획론을 추천하겠다고 했습니다. 시맨틱웹 : 웹2.0 시대의 기회는 교양적 요소가 있어서 두루뭉실하여 바로 도움은 안될 것 같지만 정유진의 웹2.0 기획론은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풍부한 지식이 넘쳤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에게 이렇게 추천했지만 만약 제가 두 책 중에 하나만 골라야 했다면 저는 주저 없이 시맨틱웹 : 웹2.0 시대의 기회를 선택했을 것 입니다. 왜냐면 시맨틱웹이란 책에서 내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불씨와 확신을 살려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개발자 경력 3년이라 아직은 묵묵히 기술력 쌓는데 몰입해야 하는 저는 어디서 들은 것은 많으면서 그래도 조금 고생해 보았다고, 월화수목금금금의 열악한 환경, 수명도 짧고, 단순 웹 노가다만 하는 사막처럼 건조한 개발자 환경에 많이 투덜거렸고, 내가 하는 일의 자부심에 대해 무엇이라 할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맨틱웹은 명쾌하게 개발자란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딱 잘라서 이렇게 말합니다.

“웹이란 환경은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통해 인류가 골고루 평등하게 정보의 혜택을 누리고, 인터넷 뱅킹처럼 클릭만으로 해결되는 많은 서비스들이, 불필요한 지구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서 지구의 친환경에도 기여한다”

마치 검도 고수가 아무렇지 않게 무를 자르듯이 간결하고 명확하게 웹을 통한 정보화가 인류와 지구의 행복에 기여한다고 정의합니다. 이 정의는 나에게 정말 구원의 목소리로 다가왔습니다.

‘업무환경 열악하고 소심해 보이는 개발자란 직업이 그래도 인류와 지구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인류와 지구의 행복에 기여하는 멋지고 뿌듯한 일이다.’ 마치 순진하고 단순한 어린아이가 감동하듯 단순하다고 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근본적으로 고민하던 것을 해결할 수 있었던 감동적인 책 읽기였습니다.

이순신, 나폴레옹, 처칠, 심지어 300의 주인공 같은 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가 바로 연설이나 다른 기발하고 멋진 이벤트 등을 통하여 병사들에게 우리는 정의롭고,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적은 잔인무도 하고 허수아비 같은 존재이므로 적과 반드시 싸워 이겨야겠다는 드높은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병사의 마음속으로부터 끓어 올릴 줄 아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었습니다.

시맨틱웹이란 책 역시 경력 3년차 이리저리 투덜되는 초급 개발자한테, 경력이 쌓일수록 잊어버리지만 가장 근본 이 되는 인류와 지구의 행복에 기여한다는 개발자로서의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깨워준 '멋진 장군'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개발자로서 행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개발자 마음속의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먼저 살리는데 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열악한 환경, 수명도 짧고, 단순 웹노가다만 할지라도, 개발자들은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통한 인류의 행복과 친환경을 지향하는 중요하면서 멋진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먼저 살려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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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금금금, 짧은수명, 웹노가다가
괴롭히더라도 불가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