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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비보이 글(02~08)

비보이 피직스, 대한민국 B-boy - 춤으로 세계를 제패하다

아마 작년부터 비보이란 문화 코드가 뜨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비보이란 문화 코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보면 아직도 안타깝다. 비보이들이 자신의 기량향상과 더불어 세상의 편견 등으로부터 개척해나가야 할 길이 아직 멀었다고 보았다.

비보이 뉴스의 댓글을 보면 경이롭다는 댓글 도 있지만 악플이 많이 달린다. 악플의 내용은 주로 다음과 같다.
- 너희들 나이 먹어서 뭐할래?
- 저런 무리한 동작 하다가 나이 먹어서 골병이나 들지.
등의 두 가지로 압축 된다. 악플 단 사람 입장에서는 춤을 춘다는 것이 젊어서 할일 없이 노는 것처럼 보일 것 이고, 격렬한 동작은 나이 먹어서 골병 들것이니 미래에 대한 대비 없고, 생각 없는 한심한 놈들 취급하는 것 같다.

“너희들 나이 먹어서 뭐할래?” 이 문제는 신입사원들이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처럼 비보이 역시 몸부림치면서 해결해야 될 숙제다. 그렇지 않아도 비보이 들은 국악과 접목한 공연으로 세계무대를 두드린다든지, 뮤지컬과 접목한 비보이 공연을 한다든지, 은퇴해서 공연 기획을 한다 든 지의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 그들의 문제는 그들의 숙제고 그들이 춤을 미치도록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의 숙제는 나름대로 해결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같다.

“저런 무리한 동작 하다가 나이 먹어서 골병이나 들지” 나는 비보이를 이렇게 생각해보고 있다. “신체의, 중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척자다.”, 내가 비보잉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간이라는 신체의 한계, 지구라는 중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이로운 동작과 그 동작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과정이 멋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보이 세계대회를 보면 무리한 동작보다는 얼마나 음악과 하나되면서 깔끔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보여주냐를 더 중요시 하기 때문에 비보이들이 무리한 동작만 하는게 아니라 음악과 하나되는 깔끔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 악플 요소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니 이제 춤과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세상이 빠르게 앞만 보고 갈수록 글 쓰는 사람들이 제일 안타까워하는 것은 맞춤법이 파괴된 인터넷 용어일 것이다. ‘안녕하셈~’ ‘ㅋㄷㅋㄷ’ 등의 파괴된 인터넷 용어는 글 쓰는 사람을 슬프게 하고 있다.

나는 이것 못지 않게 슬픈 것이 춤을 추는 요소가 모두 ‘섹시한 코드’로만 몰려 있다는 것에 있다. ‘춤을 잘 춘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야하게 보일 수 있냐’ 와 똑같아 보인다. 여자들이 추는 춤을 보라~ 모두 엉덩이와 가슴을 요염하게 흔들어대는데 정신이 없다. ‘비’로 대표되는 남자들이 추는 춤 또한 섹시코드와 연관 되어 있다. 아무리 춤 자체가 이성을 유혹하는 목적이 있다고 해도 요즘 추는 섹시함을 과시하는 춤은 내가 볼 때 이질적이고, 자기 욕망만 갈구하고, 느끼하기 그지 없는 춤들이다.

비보잉은 다르다. 비보잉은 담백하고, 깔끔하고, 역동적이고, 음악과 하나되는 본질에 충실하며 비보이들은 오로지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하나의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몇 개월 내내 땀을 흘린다.

내가 좋아하는 비보잉의 요소.

 “탑락은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된다.” 탑락이란 스탠딩 상태에서 스탭을 밝는 동작이다. 내가 진짜 마스터 하고 싶은 요소가 화려한 파워부브가 아닌 탑락이다. 나는 비보이들이 탑락을 하는 동작에서 어린아이들이 골목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탑락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어린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놀듯이 음악과 하나되어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탑락을 하면 순수하고 근심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될 수 있다.

풋워크는 땅과 하나가 된다.” 최대한 땅과 붙어서 현란한 스텝을 구현하는 풋워크는 현란하면서도 탄력있는 모습이 마치 땅과 하나가 된듯하다. 허우적 거리면서도 겨우 풋워크에 익숙해져 갔을때 나는 마치 땅과 하나가 된듯한 탄력있는 밀착감을 즐기고 있다.

프리즈는 하늘과 하나가 된다.” 음악에 맞춰 일순간에 팔힘과 허리힘 만으로 지구의 중력을 버텨낸 끝에 멋진 동작으로 한번에 멈추게 되는 프리즈는 그 동작을 표현 할때의 힘이 역동적이고 한번에 멈추는 동작이 무척 깔끔한 중요한 비보잉의 요소인데, 순간적으로 멈췄을때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는 기분과 거꾸로 보는 파란 하늘이 마치 내가 하늘이 된듯한 기분이다.

그외 비보이의 중요한 요소.

업락은 치열한 싸움터에서의 절제의 극치이다.” 싸움을 묘사하는 동작인 업락은 싸움을 묘사하는 동작을 표현하고 꼭 앉아야 한다. 상대방에게 터치를 한다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비보이라고 한다. 과열된 배틀에서 업락은 절제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파워무브는 사람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이다.” 사람은 팔이 짧고, 다리가 길다. 사람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한 동작의 극치는 다리를 하늘을 향해 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지 않을까. 파워무브는 팔이 짧고 다리가 긴 인간의 신체 구조를 이용하면서 신체와 중력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다.

"루틴은 궁극의 협동심을 보여준다." 팀원들이 같이 펼치는 역동적이지만 위험한 동작들은, 얼마나 연습했길래 초간격의 시간과 장소가 한치의 오차없는 정확한 동작으로 연결될수 있는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비보이 팀원들은 군대에서 기합받을때 흔히 외치는 '우리는 하나다~!' 란 구호를 완벽하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비보잉의 요소는 ‘섹시함에 온몸 바친 요즘 춤’과는 다르게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될수 있고, 땅과 하나가 되고, 하늘과 하나가 될 수 있으며, 절제되어 있고, 사람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면서 이 모든 멋진 요소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인 '음악과 하나되고자 하는 춤의 본질'에 충실한 멋진 문화 코드이다.

우리나라 비보이들은 열악한 환경속에 이런 멋진 문화 코드를 가지고 세계를 재패하고 있다. 이 책을 지은 비보이 피직스는 우리나라보다 세계에서 더 알아주고, 다른 나라 비보이들로 부터 추앙 받는다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비보이다. 이 책은 힙합의 요소에 대한 설명과 자신이 비보이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세계를 정복하기까지의 자서전과 탑락, 업락, 풋워크, 프리즈, 파워부브 등의 비보잉 기술을 비보잉 기술처럼 담백하고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볼 때 비보잉 동작이 위험하다는 것은 파워무브를 했을때만 해당되는 것 같다. 파워무브를 제외하고 나름대로 허우적거리면서 연습해보니깐 팔과 허리가 튼튼해 지고 무엇보다 내 몸이 지구의 중력으로부터 가벼워 졌음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몸이 가벼워졌고, 튼튼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오늘도 클럽에서는 섹시함에 온몸 던진 여자들과 그 모습에 정신 나간 남자들이 주변을 애타게 맴돌 것이고, 어떤 연습장에서는 세계 무대를 정복하기 위해 새벽까지 땀 흘리며 춤의 본질에 열중 하는 비보이가 있을 것이며, 작은집 방 한구석에서는 허우적거리며 안 되는 탑락을 흉내 내는 글만 쓸 줄 아는 아저씨가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음악과 하나 되는 춤의 본질'에 충실할 '비보이 피직스' 와 동료들이 올해도 세계를 재패하길 바란다.


"B-BOYING IS THE ULTIMATE EVOLUTION OF MOVEMENT
비보잉은 움직임의 절대적 진화다"


* 아래는 비보이 피직스가 직접 쓴 자서전 과 비보이 강좌
대한민국 B-boy
김효근 지음/길벗

 * 아래는 비보이 피직스가 2004년 영국에서 열린 UK 비보이 챔피언 쉽이라는
   세계대회에서 팔꿈치로 16바퀴 반을 회전한 기적같은 동작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동영상 입니다. 피직스의 엄청난 동작과 경악한 영국인들의 뜨거운 환호를
   느껴보세요.


* 아래는 가장 영상미가 뛰어나다는 Redbull BC One대회 동영상 입니다.
  멋진 비보이 동작을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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