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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수영

수영과 감기

감기는 닌자의 습격과 같다. 은밀하게 접근하여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면역체계가 집을 온전히 지키면 닌자의 습격을 막을수 있다. 면역체계가 허술하면 닌자는 자유롭게 휘젓고 잔인하게 칼질을 한다.

잔인한 칼질에 찬란하게 뿜어내는 핏빛의 흔적처럼, 나에게 감기는 은밀하게 다가왔고, 잔인하게 호흡기 계통을 휘저었고, 기침과 콧물이라는 핏빛 상처와 같은 흔적을 남겨주었다.

내가 기억하는 꼬마때 이후로 가장 잔인한 감기에 걸렸다. 내몸이 망가졌다 라는 표현이 잘맞는 고통이었다. 호흡기 계통이 뒤틀어진것 같았고 내 몸은 39.4도의 열에 비틀거렸다.

지금 감기는 나았지만 기침과 콧물이라는 치우기 힘든 흔적을 남겼다. 이번 내 몸의 습격에 크게 성공한 감기를 잊지 못할것이다. 속이 좁은 나는 감기가 존재하는 생명이고 사물이라면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고 싶었다. 앞으로 감기라는 잔인무도한 닌자의 습격에도 잘 견딜수 있도록  내 몸의 건강을 튼튼히 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내 몸의 건강은 수영에 크게 의존한다. 나는 만병통치약이 실제로 존재함을 수영을 통해 알게되었다. 수영이란 운동을 먹을것으로 따지면 만능먹거리 우유와 같다. 수영으로 내몸의 나쁜 증상을 많이 고쳤다.

나는 장염에 심하게 걸린적이 있을때도 수영을 한적이 있다. 고통에 뒹굴었을때 수영을 했더니 몸이 살아난것을 느꼈고 다음날 나았던 경험이 있다. 그뒤 수영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을 더 굳혔다.

감기가 거의 사라지고 기침 콧물 후유증이 심각하던때 수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염 걸렸을때 수영해서 도움이 된 기억때문에 나는 왠지 수영을 해도 괜찮을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수영장으로 갔다.


몸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돌핀킥을 찬다. 몸에 파동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간다. 처음 잠영을 통해
내몸의 컨디션을 점검한다. 돌핀킥은 힘차고 내 몸의 파동은 위아래로 요동친다. 컨디션이 좋다. 

오른쪽, 왼쪽 물질했을때의 물이 잡히는 느낌은 묵직하고 알차다.

2주만에 수영했음에도 접영할때 힘이 딸리는 느낌이 없다. 입수할때 몸을 S자로 인위적으로 만드는 느낌은
활을 쫙 당겼을때의 긴장처럼 적당하다. 출수할때 두팔로 물을 잡아 뒤로 빼는 느낌이 힘차다. 두팔을 다시 리커버리 하는 느낌이 가볍다.

수영을 하면서 콧물도 자연스럽게 빠진다. 콧속이 시원하다. 비틀거렸던 내몸이 수영장에서 힘차게 움직이니
자신감도 되살아난다. 그래도 아픈몸이라 평소의 절반 정도의 힘만 쓰며 역영했다.

수영을 끝내면 온몸이 나른하니 맛사지 받은것 같고, 그 몸에 따듯한 물을 부으며 샤워를 하면 몸이 편해진다. 오늘도 개운했고 몸이 가벼워졌다. 

역시 수영은 장염도 낫게 하고 감기도 낫게 한다. 역시 수영은 만병통치약이다.


라며~ 좋아했지만 그날 저녁 나는 내 호흡기의 염증이 더 악화됨을 뒤늦게 깨달았다. 사실 수영에 감기는 안좋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수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단 하나에 의존하는 것은 안좋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지금 한창 콧물 기침 치료하는데 완쾌할때까지는 수영을 못할 것 같다. 수영을 일주일이상 못하면 머릿속에 수영 생각만 나는데 어떻하나~ 내가 기억하는 감기중 가장 독한 이번 감기를 잊기 힘들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