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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엘로스톤 연대기, 그 광활한 계곡(2)

+ 이글을 처음 읽으시는 분은 엘로스톤 연대기, 그 광활한 계곡(1) 를 먼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

+ 줄거리 : 거대하고 거친 엘로스톤의 라마계곡에는 주인을 자처하는 드루이드 종족과, 소수민족인 주인공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를 깨는 야만스러운 슬로프 종족의 공격에 드루이드 종족은 흔들리고 있었다. 라마계곡에 살기가 감싸기 시작하고..드디어 슬로프 종족의 공격이 임박하는데..


6. 드루이드 종족의 갓 소년티를 벗은 청년이 입술을 파르르 떤다. 죽음의 공포가 그들을 미리 공격하고 있다. 드루이드 종족의 배가 되는 슬로프 종족이 슬금 슬금 포위망을 좁혀온다. 좁혀오는 슬로프 종족에게서 무수한 공포의 살기가 느껴졌다. 나는 드루이드 종족이 도망가길 바랐다. 그러나 드루이드 종족은 나름의 진형을 갖추고 슬로프 종족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그것은 그들의 죽음을 준비하는 자살 예식과도 같았다.


7. 슬로프 종족의 잔인한 공격은 새하얀 눈 덕분에 잔인하게 찬란했다. 새하얀 눈위로 선명한 핏자국이 가득했다. 그 강렬하고 잔인한 색의 대비에 내눈은 어지러웠다. 슬로프 종족이 승리했다. 드루이드 종족의 극히 일부만이 도망쳤다. 그렇게 엘로스톤 라마계곡의 새로운 주인이 정해졌다. 슬로프 종족의 승리를 축하하듯이, 그들을 닮은 차갑고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친다. 새하얀 눈위의 핏자국이 서서히 사라져 간다.

8. 배가 고파요~ 남편에게 신음하듯 말했다. 부쩍 수척해진 남편이 나를 위로해준다. 그러나 나를 위로해주는 남편의 몸에서도 경련이 일어나는듯 했다. 벌써 며칠을 굶었는지 모른다. 슬로프 종족은 자신의 식량을 결코 남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이어온 라마계곡의 생태계가 파괴하고 있었다. 나는 슬로프 종족을 증오한다. 내가 힘들어 하니 남편이 몰래 슬로프 종족의 식량을 가지러 갔다. 사실 나는 남편을 말려야 하지만, 말리기인 배가 너무 고팠다.

9. 슬로프 종족이 식량을 가지러온 남편을 발견하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기름지고 근육질로 무장한 슬로프 종족의 속도를 이겨낼수 없었다. 아..남편이 날카로운 그곳에 맞아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슬로프 종족 3명이 쓰러진 남편을 정신없이 유린한다..남편의 피가..사방으로..솟구치는..악~ 나는 공포에 질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악마들이 나를 발견했다. 나에게 달려온다. 나는 미친듯이 도망쳤다. 남편이..평생의 반려자..평생의 친구..남편이..죽었다. 나는 어느 한적한 곳에서 기절했다.

10. 머리위로 차가운 이슬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에 눈을 떴다. 일단 나는 살았다. 그러나 남편이 죽었다. 나침반이 제 방향을 가리키지 못하고 빙글빙글 도는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까마득한 공포가 머릿속에 가득찼다. 근처 물가를 찾아 목을 축였다. 그때 배에서 무엇인가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최근 몸이 무거운것이 배가 고파서 그랬는줄 알았더니.. 오늘 보니 나는 임신했다. 눈물이 뚝뚝 물가에 떨어진다. 그러나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나를 연약한 여자에서 강인한 엄마로 만들어주는 힘을 주었다. 그래 나는 이제부터 강한 엄마다. 나도 살고 아기들도 살기 위해 나와 뱃속의 아기는 엘로스톤의 라마 계곡을 떠나 머나먼 여정을 시작했다.


산골이 덧) 왠 느닷없는 소설이냐 하실텐대, 내가 이글을 쓰게 된 동기가 마지막에 밝혀집니다. 정말 놀라운 반전이 숨겨 있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