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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리뷰

책읽기 패턴

요즘 무슨 일.. 때문에 여러 책을 참고해야 했고 글쓰는 요령도 공부하고 있다. 당분간 계속되어야 할 이 작업에 책읽는 방법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글쓰는 요령도 나름대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프로그램 개발자라 그런지 디자인패턴, 리팩토링에서 따와서 책읽기 패턴, 글쓰기 리팩토링이란 제목으로 연달아 포스팅 할 계획이다. 사실 글쓰기 리팩토링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이 될것 같은데 책읽기 패턴은 내용이 두루뭉실하니 내용 전달이 애매할것 같다. 그래도 정리해보자.

명품을 좋아하는 여성이 명품하나 구입하면 며칠이나마 마음이 든든하듯, 나는 내가 관심가는 분야가 있으면 관련 책을 일단 구입해야 마음이 든든하다. 예를 들어 최근 등산에 관심을 가졌더니 등산 관력책을 두권이나 구입했다. 내 서재는 진정 책에 빠진 독서가처럼 책이 가득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인문, 경제, 경영, 문학, 실용, 자바, 데이터베이스, 기타 언어 등의 다양한 책을 푸짐한 밥상처럼 갖추고 있다.

[나의 책장..찍어보니 책이 많아보이진 않지만..^ ^; 그래도 든든하다.]


내가 책을 수시로 구입하는 이유는 실제 그 책의 지식을 완전히 습득하지 않았지만,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책의 지식을 다 습득한 것 같은 든든함 때문일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등산 고급 지식은 하나도 모르지만 등산에 대한 온갖 지식이 담겨있는 책하나를 가졌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뭔가 배태랑 등산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현실은 기분만 든든할 뿐이지 실제로 내 머릿속에 지식으로 스며들게 하는 노력은 부족하기만 하다. 책을 주기억장치에 저장하지 못하면 하드디스크같은 보조기억장치 역할이라도 해야 하는데 하드디스크 어디에 저장했는지도 모르는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그 많은 책을 정독하자니 시간은 극도로 한정되어 있다.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파일 하나 찾기 위해 디스크 하나하나의 파일을 하루종일 뒤져볼수 없는것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꼭 필요한 책 지식은 주기억장치(내 머리)에 저장하고, 참고할만한 책 지식은 하드디스크(책장)에 저장하여 필요할때 한방에 검색하여 찾아내는 방법이다.

   책의 종류를 구분한다.
 

책의 종류를 크게 두가지로 나눠본다.

1. 감성을 자극하는 책
감성을 자극하는 책은 소설, 수필, 시집 등의 문학적인 책들이다. 이책은 지식보다는 감성을 기르는 책이므로 좋은 책이면 꼭 정독해야 한다.

칼의노래
야생초편지
구본형, 일상의 황홀

2. 지식을 자극하는 책
지식을 자극하는 책은 다음과 같이 다시 나눠 볼 수 있다.

2.1 한번 정독 후 끝날책
참 좋은 책이어서 정독하게 되지만 한번 정독 후에는 다시 손에 잡을 일은 없는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대한민국 개조론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
(이 책의 예는 저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혹시 두고두고 볼수도 있죠. ^ ^)

2.2 레퍼런스용 책
정독하기에는 너무 방대하거나 읽기 난해하지만 두고 두고 참고삼을만한 책

마운티니어스 (등산 바이블)
유닉스 파워 툴

2.3 한번 정독 후 레퍼런스 용도로 쓰일 책
꼭 정독할 만큼 유익하며 정독후에도 두고두고 참고삼을만한 책

전쟁의 기술
스프링 인 액션 2.0

2.4 정독 후에도 레퍼런스 용도로도 쓰이며 감성까지 자극하는 책
지식을 제공하는 책이지만 문학처럼 감성까지 자극하는 궁극의 멋진 책이다.

박경철,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 딱딱한 경제 서적이지만 문학책 같은 깔끔한 문장이 멋진 책
헤드퍼스트 디자인패턴 : 딱딱한 IT책이지만 이책에서 무엇인가 영감 비스무리한것을 느꼈으니..


   책읽기 우선순위를 매겨보자.
 

1. 감성을 자극하는 책은 우선순위 매길 필요가 없다. 문장이 술술 읽히면 나와 어울리는 책이고 읽히지 않으면 앞으로도 읽을일이 없는 책이다.

자전거 여행 : 이 책의 문장은 나와 잘 맞아서 아직도 수시로 읽고 있는 책이다.
여행의 기술 : 알랭드 보통의 유명하고 훌륭한 수필이지만 나랑 맞지 않아 먼지만 쌓고 있는 책이다.

2. 지식을 자극하는 책은 우선순위를 이렇게 매겨본다.

10. 저절로 읽히면서 감성까지 자극하는 책
20. 저절로 읽히는 책
30. 정독하고 싶지만 읽을 시간이 부족한 레퍼런스 책
40. 읽히지는 않지만 레퍼런스용으로 써야 겠다는 책

10,20 는 저절로 읽히는 책이므로 한번 정독하면 어느 페이지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알것이므로 걱정 없다. 10,20의 책을 북리뷰까지 쓴다면 금상첨화이다. 북리뷰는 책에서 얻은 지식과 감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준다.

30,40 은 정독하고 싶지만 정독을 위한 시간 투자가 아쉽거나 정독하기 난해한 경우이므로 1. 적당히 훑어보고, 2. 목차를 숙지한다.

   결론
 

내가 원하는 책읽기는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으니 나에게 중요하면서 좋은 책은 정독하고, 나머지 필요한 책은 언제든지 빠르게 참고할수있게 미리 준비하자~ 이다.

소설, 수필같이 감성을 자극하는 책은 오직 정독만이 필요한 책이니 예외로 한다.

지식을 자극하는 책중 저절로 읽히는 책은 머릿속이 잘 남을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 문제는 해당 책의 지식이 필요하지만 잘 읽히지 않거나 읽을 시간이 없는 경우인데 이 경우는 훑어보기+목차숙지로 미리 머릿속에 ‘인덱스’를 심어놔야 한다고 결론을 지었다.

그래야 기분만 든든하게 해주는 서재를 넘어 진짜 내 삶을 든든하게 해주는 푸짐한 밥상을 차릴수가 있을 것이다.

문득 책읽기 패턴을 생각해서 정리해봤더니 역시 별거 없다. 남들 다 이런 방법으로 책읽기 하고 있을 것인데 머쓱하니..새삼스럽게 쓴것 같다. 그래도 정리해보니 뭔가 와닿는것도 있어서 다행이다.

여러분은 책읽기를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