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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수영

수영이 장염 치료까지 도와주다.

만년몸치 나는 역시나 수영을 배울때도 눈물겹게 못해서 ‘헬퍼’라는 몸 띄워주는 도구를 3개월동안이나 매고 다닌 처절한 기억이 있다. 헬퍼를 맨 모습은 마치 대소변 못가려 기저귀 찬 아기 같았다. 그랬으니 그 창피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지곤 한다.

지금 7개월 강습생 실력이 그 중에서는 고만고만 하겠지만 그래도 또래 강습생 보다 실력이 늘어가는 나를 발견하는 재미에 살고 있다. 옆에서 같이 물에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동지이자 형님 아저씨들이 물어보신다.

“산골씨는 요즘 수영 실력 늘게된 비결이 뭐야..?”

“수영이 요즘 제 삶의 낙이에요..하루 종일 수영 생각만 해요.”

요즘 전철안에서도 꿈에서도 수영 동작 훈련할 정도로 머리속에 수영..수영..생각 및 훈련에 열심이다. 새벽일찍 수영하지만 오히려 무기력한 피로증세가 많이 줄었다.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수 있다. 폐활량이 늘었다. 몸도 날렵하니 좋아지는 것 같다. 몸에 쓸데없는 힘이 빠지고 근육이 이완되었다. 성격도 차분해지는 것 같다. 등등..

이점들은 내가 어렴풋이 느끼는 효과다. 좀더 확실히 눈에 띄는 효과는 ‘안구건조증’이 표현 그대로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한 겨울이면 한시간에 한번 꼭 인공눈물을 넣어야 할 정도로 안구 건조 증상이 심각했지만, 수영을 배운 후 인공눈물 한번도 쓴적이 없다. 안구건조증만 생각해도 수영의 눈부신 혜택에 항상 고마워 한다.


주말에 친구집에 갔다. 매운 라면을 먹었다. 보쌈을 시켜먹었다. 아침이 되니 왠지 속이 쓰린대도 해장한다고 칼칼한 김치찌개를 먹었다. 집에오니 속이 부글 부글 끓는다. 몇시간 뒤 장이 뒤틀리면서, 창으로 장을 찌르고 칼로 슥슥 문대고 작은 폭탄도 장속 여기저기서 터진다. 식은땀도 나기 시작했다.

‘아~ 이거 장염 비스무리한 증상이구나~ 아이고~ 주말 망쳤네~’

아랫배가 끙끙~ 아프고 식은땀은 나서 뒹굴고 있었다. 근데 오늘은 자유수영 가는날, 갑자기 드는 생각

‘혹시 수영 하면 날지도 몰라..’

다소 무모한 생각이었지만 아픈상태로 기나긴 시간 뒹굴기 보다 수영하면서 금방 시간 보내면 혹시나 날수 있을것도 같았다. 여지껏 수영은 나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었다. 겨우 수영장 도착하여 수영을 시작했다. 한바퀴 도니 여전히 몸은 춥긴 한데 통증이 많이 없어졌다. 진통 효과인지 실제로 통증이 사라졌는지 알수는 없지만 뭔가 느낌이 좋았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가는 길에 보니 장의 통증은 많이 줄었고 기분좋은 졸음이 몰려왔다. 수영 후의 피곤함은 항상 기분좋은 피곤함이다.

집에 와서 죽을 먹고 수영 한 후의 피곤함 때문에 바로 잤다. 다음날 장염 증상은 없어졌다. 만약 집에서 끙끙거렸으면 하염없는 시간을 고통속에 뒹굴다가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수영을 했더니 진통효과 및 실제로 통증이 줄어들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집에 돌아온 다음 수영 후 피곤함 때문에 일찍 자게 되어 장염의 고통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본 영법만 다 배우면 그만두자며 힘들게 새벽 수영 다녔다. 지금은 날이 갈수록 수영에 빠져 살고 있다. 블로그와 컴퓨터와는 다르게 수영은 건강상 언제나 유익하다. 수영 안심하고 좋아해도 된다.

오늘 아침 수영은 했고 벌써 수요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