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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인사동은 젊었다.

사진찍으로 인사동에 간다. 고개가 갸우뚱 거렸다. 사람다니는 거리에 사진찍을게 무엇이 있을까 의심했다. 나는 이렇게 30만 폰카의 칙칙한 사진처럼 단편적인 세상 지식과 사진 지식을 가지고 인사동에 간다. 날씨가 맑았으므로 출발이 좋았다.

전철에서 사진기 활용가이드를 읽었다. 빛이란 중요한 요소를 이용해 세상을 담아내는 사진기의 오묘한 원리에 감탄하며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오늘도 올 그린~ (모두 자동 설정) 상태로 찍을 것이다. 복잡미묘한 사진 지식이 눈으로 손으로 전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인사동은 젊었다. 먹을곳이 있고 어울릴수 있는 곳이니 당연히 젊은이들이 모인다. 인사동에는 연인들, 대학생들, 젊은 아가씨들로 북적였다. 인사동 거리의 꾸며진 상태를 떠나 젊은 힘이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찬 인사동은, 삭막한 서울 한복판임에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밝고 역동적인 힘을 느낀다. 사람 일생의 가장 밝고 아름다운 순간을 마음껏 꾸미고 뽐내는 젊은이들을 사진기로 바라보았다.

인사동은 예술이 느껴졌다. 네모 반듯한 회색 건물에 깨진 유리창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이듯 쌓아올린 시끄러운 간판들로 가득 찬 거리가 내가 항상 보는 거리다. 뜨거운 여름날 걷다보면 불쾌지수가 더욱 더 높아지는 우리 거리의 시끄러운 풍경이다. 인사동 거리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지만 거리의 풍경들이 오히려 아늑하고 조용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돌 바닥부터가 자연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곱게 꾸민 건물 하나하나가 미적 감각을 느끼게 해주었다. 미적 감각이 느껴지는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동료는 활짝 웃는다. 시끄러운 건물만 보다가 아름다운 건물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니 저절로 웃음이 배어나온다.

인사동은 전통이 느껴졌다. 인사동의 특색있는 문화의 거리가 서구적인 모습만 담았다면 나는 이질감을 느끼고 어색했을 것이다. 인사동에는 서구적인 아름다운 풍경도 보였지만 우리의 전통을 살린 아늑하고 멋이 느껴지는 풍경도 보았다. 나는 자연스러운 우리 전통의 거리에서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끼며 사진을 담았다.

인사동에는 내가 있다. 날씨는 덥고 사진기는 무겁고 오랫동안 걸어서 불편해 하는 내가 있다. 그러나 인사동의 젊고, 예술적이고, 전통적인 풍경은 나의 정신을 젊게하고, 예술과 전통을 느끼게 해주었다. 인사동은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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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닥, 돌바닥부터 문화를 담으려는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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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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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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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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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벽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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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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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과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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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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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느껴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활짝 웃는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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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적인 풍경과 젊은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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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거리 문화, 저 아저씨가 어찌나 배꼽잡게 웃기던지 아저씨의 유머만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덧 다 잊어버렸다. 멋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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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동료, 어떤 풍경을 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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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숨쉬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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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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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