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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기/연습장

전쟁터에서 보물 찾기 (인생에서 적성 찾기)

나는 종종 개인적인 글을 쓰는데 주로 열심히 하자~ 는 다짐 글을 많이 쓴다. 나는 다짐 글을 통해 부족함을 쓰기도 하고 잘난척도 하기도 하는데 결론은 언제나 열심히 하자로 마무리 한다. 그래서 구독자가 읽기에는 진부하고 지루하여 읽기 싫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가끔 다짐글을 통해 내가 살아가려는 것을 증거하려고 한다.

+ 인생은 전쟁터

나에게 ‘인생’에 대하여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 해보라고 묻는다면 나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유명한 명장면 '오마하 상륙 작전의 전투 장면'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오마하 상륙 작전의 치열하고 잔인한 전쟁의 연속이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오마하의 상황이 나을수도 있다. 오마하 같은 생지옥에서는 어떻하든 살아남기 위해 초인적인 인간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은 내가 넋놓고 있는다면 보이지 않게, 서서히 나를 도태시킬 것이다.

+ 20대 노력의 재발견

인생이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서른살의 나는 내 나이에 부족한 것이 많이 보여서 씁쓸하다. 내가 20대에 뭘 했는가 라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오늘은 대 청소를 했다. 대 청소를 하다가 군대 시절의 물품들을 발견했다. 문득 20대의 절반을 보냈던 군대 시절이 떠 올랐다.

나는 20대 초반 4년 4개월을 군대에서 모두 보냈다. 그때의 여러 물품들이 재 발견됐다. 그 중에는 어떻하든 악필을 고쳐보려고 노력했던 팬글씨 교본의 흔적, 안되는 영어를 해보겠다고 흘겨 썼던 영어 단어장, 여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수험서에 줄 긋고 필기 했던 수험서의 흔적, 리눅스를 공부하기 위해 암기 했던 명령어 암기장 등의 군시절에 노력했던 흔적들이 재 발견 됐다.

노력했던 흔적들을 보며 나는 다시 생각했다. '지금의 나는 불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옛날의 나와 당시 주변환경과 비교하면 지금의 나 정도로 끌어올린것 만으로도 잘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결과가 어쨌든 20대에 살기 위해 노력을 했다~' 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면 활기찬 20대만이 누릴 수 있는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 추억들이 소중하고 값질수도 있지만, 내가 그래도 20대에 열심히 노력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나만의 20대 소중한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의 보물, 적성 찾기

잠깐 위로가 됐더라도 노력은 계속 해야겠고,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가진 장점에 더욱더 집중하자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럼 내 장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내 장점을 찾는 좋은 방법은 내가 꼬마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꼬마때와 20대에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컴퓨터 : 꼬마때부터 왠지 컴퓨터를 좋아했다. 가끔 이것이 운명인지 숙명인지라는 생각을 한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 공부할 때 여러 프로그래밍 방법 중에서도 왠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 끌렸다. 왠지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어보여서 좋아했다.

책 읽기 : 책을 좋아했다.

사회,역사,지리 : 꼬마때나 학생때나 사회 관련 과목을 좋아했다.

일기 쓰기 : 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생님들은 나를 좋게 대해 주셨다. 심지어는 수양록을 중요시하는 군대 교관님도 나를 좋게 대해 주셨다.

기초체력 운동 : 나는 공 다루는 운동은 못하는 대신에 오래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등의 기초체력 운동은 잘 할수 있다. 이것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힙합 :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예능 적인 요소가 힙합인데 좋아하는 이유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빈 몸에서 음악이 창조되고(비트박스와 MCing), 빈 몸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이 창조된다.(비보잉) 어떤 비싼 장비도 필요 없다.

+ 보물을 담는 블로그에 큰 변화를 주다.

나는 꼬마때와 20대에 위의 요소들을 좋아했다. 정리해보니 위의 요소들은 대부분 블로그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겨 있었다. 나는 이미 블로그로 위의 요소를 다루면서 발전 시키고 있었다.

1. 이미 블로그 통해 다루고 있었지만 내 블로그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가 프로그래밍 글, 그 중에서도 객체지향 글을 많이 쓰기로 하였다. 이것이 큰 변화다.

요즘에 느낀 것이 프로그래밍 역량은 프로그램을 짜야지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여러 요소에 대하여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서도 많이 향상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객체지향은 사물의 요소에 대하여 추상화 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추상화 능력은 글쓰기 능력을 통해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객체지향에 대한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 이 길로 뼈를 묻기로 했으니 한눈 팔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많이 쓰려고 한다.

다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구독자가 뚜렷할 것 같다. 이 사실은 감수하기로 했다.

2. 그리고 일반 글쓰기에 대하여, 요즘 우리나라 사회 현상을 깊숙히 관통하는 진보와 보수의 분열에 대하여 내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느길을 가야 하는지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노무현은 조중동 보수들도 싫어하지만, 진보들 마저도  ‘진보의 탈을 쓴 보수의 트로이 목마’, ‘진보를 분열시킨 배신자’ 라고 악평을 쏟아 붓고 있다. 나는 누가 옳은지 혼란 스럽다.

최근에는 치열한 사고가 필요한 북리뷰나, 시사 이슈글은 거의 쓰지 않고 편한 글만 썼다. 물 많이 붓고 끓여 싱거운 라면 국물 마시는 느낌이다. 이제 제대로 살아있는 글을 쓰자. 전투적인 느낌으로, 그러나 무엇보다 즐겁게.

3. 위의 두가지 글쓰기 요소는 따분하다. 내 블로그의 따분함을 덜어줄 요소가 비보잉 리뷰/칼럼이다. 더구나 비보잉에 관한 글은 내가 다른 블로그와 확실히 차별화 될 수 있는 나만의 특화된 ‘주제’다. 나만의 특화된 ‘주제’가 있다면 더욱더 발전시켜야 한다. 블로그의 따분함을 덜어주면서 나만의 특화된 주제 비보잉 글쓰기도 종종 써야 겠다.

전쟁터 같은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내 적성을 찾았더니 결국 블로그가 더욱더 떠오르게 됐다. 블로그로 내 적성과 장점을 발전시키면서 도움 되는 글을 쓰자. 블로그는 나의 보물을 담고 발전시키는 최고의 자기수양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