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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대한민국 개조론을 읽고 (유시민은 문국현과 연대해야)

최근 시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습니다. 그래서 법대생들의 두꺼운 법전같이 읽기 싫은 따분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도 읽게 되었고, 딱딱한 이미지의 책이었지만 유시민 전 장관의 알기 쉬운 대화체로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왕인 국민들의 혹독한 비난을 받을지라도 우리나라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은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글이 시작됩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이렇게 비장한 각오로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무난한 주장이었지만 유시민 전 장관은 비장한 각오를 서두에 '단성소'라는 비유를 쓰면서 유독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의 비난 때문이 아니라 조중동등의 대형 언론과 보수 한나라당과 진보 민주노동당의 줄기찬 공격에 시달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수치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무작정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을 퍼붓는 집단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나옵니다.

저는 잘못을 했기 때문에 공격하기 보다는 적으로 간주 되었기 때문에 공격당했던 유시민 전 장관의 비장함이 이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도무지 교집합을 찾을 수 없는 노무현 현 정부와 보수 한나라당, 진보 민주 노동당, 대형 언론 집단과의 단절된 계층 구조를 이야기 하고 그들을 비판합니다.

유시민 전 장관이 비장한 각오로 국민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던 주장은 정치하면 떠오르듯 복잡해 보였지만 깔끔하게 딱 두가지 였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은 밖으로는 세계화 시대의 선진통상국가로 나간다. 선진통상국가로 성공하기 위해 안으로는 사회투자국가를 건설한다.”


입니다.

+ 선진통상국가란 무엇인가?
왜 선진통상국가인가?

한미FTA로 우리나라는 독도 될 수 있고 득도 될 수 있는
강력한 세계화의 물길을 탔습니다. 보통 노무현 정권이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 이 한미FTA 타결이, 사실은 우리나라 경제 체질을 처음 구축한 박정희 때부터 예정된 사실이라고 합니다.

박정희 정권은 경제 성장이라는 하나의 토끼를 잡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다른 모든 것이란 자유, 평등, 정의, 인권, 부의 재분배 등을 말합니다.

경제성장은 성공했지만 이렇게 다른 모든 것은 철저하게 억압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박정희 정권의 수출주도형 불균형 성장 전략입니다. 좋든 싫든 박정희 정권이 이의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통상 국가로 가야만 하는 배를 탔고 한미FTA는 유시민의 주장에 따르면 선진 통상 국가로 가기 위해 꼭 거쳐야 되는 관문 이었던 것 입니다.

유시민은 대한민국이 좋든 싫든 수출주도형 불균형 성장으로 인한 통상국가의 유산을 떠안고 살게 되었지만, 이왕 떠안게 될 유산이라면 차라리 긍정적으로 그것을 발전시키자고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대한민국을 크게 나쁘지 않은 통상국가에서 크게 성공한 통상국가로 밀어올리자는 것입니다.

그길에 가기위해 예를 들어 한미FTA는 필수적인 선택이었고, 노동, 금융, 경쟁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추고, 적극적 해외투자와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되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서비스 산업과 부품소재산업을 강화하고 정보기술IT 등 미래 성장 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개방친화적인 사회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합니다.

선진통상국가란 세계의 선진국들이 믿고 거래하고 투자할 수 있는 나라이며, 주요 산업 분야에서 지구촌을 무대로 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나라를 말합니다.

"이런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유시민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선진 통상 국가 개념입니다.

+ 사회투자국가란 무엇인가?

사회투자국가 전략을 도출하기 위한 유시민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개방화를 즐기자. 동시다발적 FTA를 단순한 영업적 손입계산에 따른 비즈니스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구촌의 선진통상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발전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매김하게 하자.

둘째, 선진통상국가로 국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내적으로는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국민을 제대로 길러내는 사회투자국가가 되도록 하자. 보수파는 선진통상국가를 좋아하고 진보파는 사회투자국가를 좋아하니, 각자 좋은 것을 하나씩 가지면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게 결사반대하며 피곤하게 사는 것보다 좋지 아니한가?

사회투자국가란 인적자원개발과 사회적 자본 확충에 전력을 다하는 국가입니다. 선진통상국가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기회를 만드는 전략이고, 사회투자국가는 선진통상국가로 성공할 수 있는 내부적 조건을 만드는 전략이므로, 이 둘은 따로 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 그럼 사회투자를 어떻게 실천하는가?

예로 하나만 들면 전통적인 아동 복지정책은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먹고 잘 곳은 있지만 제대로 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보된 사회투자 정책은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여 사회에 힘이 될 수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아이에게 투자하는 정책이고 그 예로 ‘아동발달지원계좌’가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시설아동을 비롯해 국가가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아동 2만 8,000명에게 은행 계좌를 만들게 합니다. 매월 3만원 이하 범위에서, 아이들이 후원자에게 받거나 스스로 마련한 돈을 저축하면 같은 액수를 국가에서 입금해 줍니다. 은행은 이 돈을 운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배울 수 있게 합니다. 계좌 주인이 18세가 되기 전에는 돈을 인출할 수 없습니다. 시설을 나갈 때 아이는 제법 큰 목돈과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복지정책은 전통적으로 생활비등의 소비를 지원했지만, 진보된 사회투자개념은 예를 들어 소비가 아니라 자산 형성을 돕고 자산 운용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정책입니다.

이렇게 진보된 개념의 사회투자국가 이론은 인적자원개발, 의료복지, 고령화사회 대비, 사회 서비스 일자리 확충등에 적용되며 이 책에서는 사회투자국가 도입을 위한 유시민 자신의 여러 노력과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 비장한 각오로 얘기한 간결한 정책, 그런데 누구랑 비슷하다.

처음에는 유시민이 저 두가지 주장만 했는지 몰랐을 정도로 제대로 읽히지 않았습니다만 오늘 리뷰를 쓰게되니 ‘밖으로는 선진통상국가, 안으로는 사회투자국가’ 개념이 이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동안 누구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자꾸들었습니다. 바로 문국현 후보입니다. 문국현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과 많이 비슷했습니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단순하게 돈만 보태주는 소비성 복지가 아니라 문제의 근본을 고치고자 하는 사회투자국가 개념이 '문국현의 평생학습을 통한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경쟁력 증가~' 등의 각종 복지 정책과 비슷합니다.

- 유시민의 사회투자국가 개념과 비슷한 문국현의 주요공약
500만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제도와 근로조건의 개선으로 삶의 질 향상
평생학습사회 구축
지속가능한 복지사회 등

그리고 선진통상국가 개념도 ‘문국현 17대 주요공약’ 중 하나인 ‘FTA와 개방적 통상정책’과 비슷합니다.

- FTA와 개방적 통상정책
"세계화 추세 속에서 FTA 등 대외개방을 통해 더 넓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 성장동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나 FTA는 국민적 합의하에 추진되어야 합니다. 개방과 통상정책은 적극 추진하되 개방의 이익이 극대화 되고 피해가 보상 되도록 국내 보완대책의 수립을 우선하겠습니다. 세계화 추세 속에서 FTA 등 대외개방을 통해 더 넓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 성장동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출처 : 문국현 홈페이지

유시민의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 개념으로 문국현 17대 공약을 자세히 읽어보니 두분 정책이 많이 비슷합니다. 정책이 이렇게 비슷한 분들이라면 의기투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소속 정당 등의 연줄, 인맥 기타 정치판의 생리 무시한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은 알지만, 깨끗한 이미지의 문국현 후보나
대한민국 개조의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유시민 전 장관 두 분이라면 대한민국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보통 정치인들은 책을 출판할 때 대필 작가를 쓴다고 들었는데, 직접 어려운 시사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 유시민 전 장관의 글쓰기 역량에 감탄하면서,

문국현 후보 정책과 비슷한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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